최근 하락장 순매수 1위 삼성중공업
SK하이닉스·삼성전자는 순매도 1·2위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장바구니도 달라진 모양새다. 그동안 줄곧 순매수 상위권에 있었던 반도체주를 팔고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조선·방산주 등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락장이 본격화된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04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지난 23일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도세를 지속했다.
순매수 상위종목들도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사들였던 반도체주를 팔고 조선·방산주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투자에 나선 게 특징이다.
이 기간 순매수 1위는 삼성중공업(1420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주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방산주 모두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특히 증권가는 조선업종의 이익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황 지표 자체가 과거 초호황기 수준에 도달하고 손익 개선으로 조선사들의 자본도 내년부터 의미있는 증가 추세에 돌입한다"며 "과거와 달리 밸류에이션 기준연도를 옮기는 것만을도 추가 상승 여력이 발생하며, 조선산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동안 순매수 상위권에 있었던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1조7186억원), 삼성전자(3132억원)는 나란히 순매도 1, 2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밸류업 기대 효과로 상승 랠리를 펼쳤던 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 금융주도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최근 합병비율 논란에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조치한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는 각 순매도 10위, 12위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으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계·금융 업종에서도 순매도세를 기록 중"이라며 "최근 두산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 기업 거버넌스 신뢰성 논란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두산 관련주와 금융 ㅇ버종도 순매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이익모멘텀 팩터는 전망이 크게 어긋나는 외부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조정·하락장에서도 어느 정도 방어적 역할을 한다"며 "그 이유는 투자자들은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실체가 있는 종목을 찾고 보통 그 실체는 기업의 수익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실적 가이던스 자체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 이익 모멘텀 팩터도 부진할 수 있는데 미국의 빅테크 실적 우려가 인공지능(AI) 테마까지 확대되면서 실적과 무관하게 하락하는 종목들이 발생했다"며 "이어질 실적 발표들에도 우려가 심화된다면 컬리티 하부 팩터인 안전성 팩터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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