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 총리 집무실 아닌 접견실에서 만나
"이스라엘 방어 권리 있으나 방법이 문제" 강조
성조기 태운 시위대 "비열한 행위" 비난으로 균형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사실상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의 전쟁을 강력히 지지했으나 “너무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그들의 고통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대선 후보로 부상한 이래 첫 세계무대에 데뷔한 해리스 부통령은 중동 갈등의 “복잡성”을 들어 균형을 취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밝히면서도 보다 강하게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지난 9개월 동안 가자에서 벌어진 일들은 충격적”이라면서 “숨진 어린이들 사진과 굶주리고 절박해진 주민들이 살기 위해 두 번, 세 번, 네 번 피신하는 도피하는 모습을 보며 누구든 이들의 비극을 외면할 수 없으며 그들의 고통에 침묵할 수 없다. 나 역시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을 만났다면서 그들의 고통에 공감을 표시하고 미국 시민 인질들의 이름을 거명했다. 그는 “가족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며 나도 그들을 지지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내가 매일 인질을 송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임을 반영하듯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에서 나눈 대화에 대해 골격만 소개했다. 그는 회담에서 지연되는 휴전협상을 마무리해 전쟁을 끝내고 인질들을 송환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 전쟁 9개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가자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 더 공감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보다 가자 전쟁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고 최근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그의 입장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 일정을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불참한 것을 비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도 유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팔레스타인 문제로 궁지에 몰리지 않기 위해 의사당 밖에서 성조기를 불태운 시위대를 “비애국적 시위대의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몇 시간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유대인을 살해하는 잔인한 테러 조직 하마스와 관계된 모든 사람을 비난한다”면서 “친 하마스 낙서와 발언들은 혐오스러우며 우리나라에서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자 전쟁 지지 문제 대선에 까다로운 쟁점
해리스 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과 대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집무실로 정중하게 맞이했다. “어서 오시오. 네타냐후 총리”라면서 반갑게 맞이한 뒤 90분 동안 회담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50년 동안 이스라엘을 지지해 준 것에 감사를 표시했다.
이에 비해 해리스 부통령은 접견실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예의를 갖추면서도 업무적으로 대했다. 40분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으며 회담 뒤 기자회견에도 해리스 부통령 혼자 나섰다.
그는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 강조하면서 “그러나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을 방문할 예정이다. 네타냐후를 비판해온 트럼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지는 않을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23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이스라엘의 홍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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