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자진 사의 표명 후 정부과천청사 퇴근
"정쟁 수렁 참담…상임위원 책무 다하지 못해 죄송"
"하루빨리 방통위 정상화돼야"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겸 위원장 직무대행이 26일 자진 사퇴한 가운데 상임위원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정부과천청사 퇴근길에 직원들을 만나 마지막 인사를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정쟁에 큰 수렁에 빠져 있는 이런 참담한 상황에서 제가 상임위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라며 "하루빨리 방통위가 정상화돼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취임한지) 1년 3개월 정도 된 것 같다"라며 "재직 기간 동안 위원회 업무를 묵묵히 열심히 수행해 주신 직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저와 방통위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과 격려를 해주신 기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야당의 탄핵 발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여러 논란이 있는데 적절한 인사라고 보나", "공영방송 이사 선임 행정절차를 마친 건가", "1인 체제가 위법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전 이 부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이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의 사의를 재가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이상인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지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날 국회 표결을 거칠 것으로 전망됐다.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중단된다.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는 만큼 자진사퇴 후 후임자 인선 외에는 대응 방안이 없어 이 부위원장이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은 탄핵안 표결 전, 김홍일 전 위원장은 보고 전 사퇴했다.
이 부위원장 사퇴로 방통위는 유례없는 0인 체제를 맞게 됐다. 다만 대통령이 후임 상임위원을 바로 지명할 수 있어 0인 체제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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