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예약했는데 불시 소집?…서울시 공무원 부글부글

기사등록 2024/07/26 09:22:51

최종수정 2024/07/26 13:21:50

시청 게시판에 행안부 성토하는 불만 쇄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전경. 2023.07.1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전경. 2023.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행정안전부가 국가 비상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벌이는 '2024년 을지연습'을 앞두고 야간 비상소집을 예고하면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전시대비계획의 실효성을 검증·보완하고자 매년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훈련이다. 을지연습은 중앙·지방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중점관리대상업체 등 4000여개 기관 소속 58만여명이 참여한다. 올해 을지연습은 다음달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열린다.

이런 가운데 행안부는 을지연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불시 공무원 필수요원 비상소집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행안부는 지난해 강원도 공무원 비상소집 집단 미응소 사태를 계기로 훈련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고 이번에 이례적인 불시 비상소집 훈련을 벌인다.

이에 따라 을지연습 1주 전인 다음달 13일에서 16일 사이에 서울시에서도 야간 비상소집 훈련이 이뤄질 예정이다.

비상소집이 발령되면 1시간 이내 응소해야 한다. 서울시는 현원의 30% 안에서 필수직원을 우선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5급 이상인 부서장과 팀장, 주요업무 담당자, 서무 담당 등은 필수직원에 포함돼야 한다.

문제는 대다수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시 공무원들은 예년처럼 을지연습 첫날에 소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을지연습 전에 해외여행 등 여름휴가를 계획한 공무원들이 상당수 있었다.

을지연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비상소집이 이뤄진다는 사실은 지난주에야 제대로 전파됐고 이에 공무원들이 동요했다.

시청 내부 자유게시판에도 행안부와 시 담당 부서를 성토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게시판에는 "꼭 휴가철에 이딴 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 "휴가 가는 필수요원이 다른 응소 안 해도 되는 직원한테 '나 휴가 가니까 네가 나 대신 야간 불시 응소 좀 해 줘라'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겁니까", "그때 놀러 가려고 힘들게 숙소 다 예약했는데 지금 취소하라는 건가요" 등 글이 올랐다.

또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합시다", "갑자기 왜 바꾸는 건지 이해가 안 됨", "휴가 통제는 없다고 하지만 을지훈련 담당자 같은 경우 이런 공지가 떴는데 마음껏 휴가 갈 수 있을까요" 등 글이 게재됐다.

한 과장급 직원은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동남아 여행을 잡았는데 저것 때문에 취소해야 하나"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오자 행안부와 서울시는 통보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행안부는 불시 비상소집을 하겠다는 공문을 지난 5월 발송했으며 소집 인원 역시 필수 인원으로 한정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을지연습 담당 부서도 지난 6월 시 각 부서에 공문을 보냈는데 부서 실무 담당자들이 꼼꼼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이미 휴가 명령을 받은 공무원들의 경우 계획대로 휴가를 가도록 허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휴가로 인해 응소하지 않을 경우 추후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비상소집으로 인해 앞으로도 8월에 여름휴가를 떠나기가 불가능해졌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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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 예약했는데 불시 소집?…서울시 공무원 부글부글

기사등록 2024/07/26 09:22:51 최초수정 2024/07/26 13: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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