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지구당 부활, 오히려 팬덤 정치 강화할 수도"

기사등록 2024/07/25 12:43:47

최종수정 2024/07/25 15:24:52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 주제로 토론회 개최

"돈 많은 사람 정치할 가능성 커질 수 있어"

불법 정치자금 등 국민 부정적 인식 우려도

[서울=뉴시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실련)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실련)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2대 국회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지구당 부활' 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구당 부활이 기존의 강성 지지자 중심 정당정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시민단체에서 제기됐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구당 중심의 오프라인 공간이 소수의 강성 지지자들이 실권을 갖는 기제로 활용된다면 한국정치는 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지구당의 부활이 강성 지지자 중심, 팬덤정치 중심의 정당정치 변화를 도모하는 기제가 될 수 있는지 면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구당은 1962년 정당법 제정 당시부터 전국 선거구 단위로 설치된 중앙정당 하부조직으로, 본래 지역 민심을 중앙 정치에 수렴하자는 취지로 운영됐다.

다만 2002년 16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사건이 불거지며 불법 정치자금의 본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2004년 3월 완전히 폐지됐다. 지금의 논의는 당시 폐지된 기초 단위 정당조직을 다시 살리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지구당 부활이 과거와 같은 금권선거와 조직선거를 이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을 수용하더라도, 돈 많은 사람이나 후원금을 많이 걷을 수 있는 사람이 정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구당) 부활이라는 문제 자체가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현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지구당 부활이 한국 정치의 개혁을 위해 시급하게 도입할 제도인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도 지구당이 일부 당원만의 공간이 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구당 부활이) 진정 정치신인과 원외 정치인을 위한 기회일지 의문"이라면서 "생활고에 바쁜 서민들보다 일부 당원이나 연줄을 대려는 사람들만의 공간이자 정치자금의 유통경로가 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그는 엠브레인퍼블릭 등 여론조사업체 4곳이 지난 6월10일부터 이틀간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한 결과를 인용, "지구당 부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면서 "금권, 돈 봉투, 줄 서기 등 부정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지구당 부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지구당 부활에 앞서 절차상 운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지구당 부활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지구당 운영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가"라면서 "과거 지구당은 위원장이 경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며 위원장으로의 권한 집중과 정치부패 문제가 발생했던 만큼 투명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의 지원과 더불어 지구당의 회계처리 및 회계보고 절차를 법률로써 명시해 운영의 투명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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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지구당 부활, 오히려 팬덤 정치 강화할 수도"

기사등록 2024/07/25 12:43:47 최초수정 2024/07/25 15: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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