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대행하는 PG사, 신규 결제과 결제 취소 막아
환불 안 되자 소비자들, 전날 오후부터 본사 찾아가
위메프, 현장에서 본인 확인 절차 거쳐 환불 진행 중
티몬, 건물은 굳게 닫혀있고, 본사 내부는 사람 없어
[서울=뉴시스] 이준호 김민성 이현주 기자 = 싱가포르 이커머스 '큐텐(Qoo10)'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면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까지 발을 빼면서 결제와 취소는 물론 환불 조치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것으로 나타났다.
티몬과 위메프가 별다른 대책과 공지를 내놓지 않자 불안한 소비자들은 이들 본사로 찾아가 환불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결제 승인과 취소를 대행하는 PG사는 지난 23일부터 신규 결제와 함께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를 모두 막았다.
통상 위메프, 티몬 등에서 소비자가 카드사를 통해 결제하면, 카드사의 결제대행업체인 PG사에 결제액이 지급된다.
이후 PG사는 소비자가 주문한 물품을 제대로 지급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수수료 등을 차감 후 대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PG사가 정산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결제를 막으면서 신용카드로 제품 구매가 불가능하고 환불까지 막힌 것이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전날 오후부터 이들 본사로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날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위메프 본사에는 구매한 상품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몰렸다.
위메프 본사를 찾은 한 소비자는 "여행상품으로 400만원 정도 묶여있는데, 본사 방문하면 빠르게 환불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택시타고 방문했다"며 "불안해서 돈 들어오는 것까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집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부산에서 차를 타고 달려온 소비자들도 보였다. 일부 고객은 직원을 향해 욕설을 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약 40명씩 나눠 환불 신청을 받은 뒤, 직원이 호명하면 별도의 사무실로 이동해 결제 정보와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 환불이 진행됐다.
위메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까지 300명 이상의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 절차가 진행됐다. 현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이날 새벽부터 순차적으로 환불금이 입금되기 시작했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이날 자정 쯤 본사를 방문해 피해자들과 함께 밤을 새웠다.
류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현재 여행 상품에 대한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늘 오전 중으로 PG사와 환불 처리를 진행하기로 얘기가 된 상태"라며 "우선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 절차를 진행한 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정산과 보상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티몬 본사 건물의 분위기를 사뭇 달랐다.
건물은 굳게 닫혀있었고, 본사 내부는 오가는 사람 없이 썰렁한 모습이었다.
본사 건물앞에는 피해자 50여명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 명단을 작성하는 등 피해 상황을 공유했다.
한편, 판매금 정산 지연 사태는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됐다.
당시 큐텐그룹은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라며 "대금 지급은 7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티몬에 입점한 판매자들도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탈 소식이 잇따르자 큐텐의 자금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