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이틀간 자질·도덕성 검증
야 방송 장악·법인카드 논란 집중 추궁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여야는 24일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방송장악 논란과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날부터 이틀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자질과 도덕성 검증에 나선다.
첫날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정치 편향 논란과 법인카드 부당 사용 의혹,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2인 체제 등 방통위 현안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방통위 2인 체제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위법은 아니라고 강조하는 한편 2인 체제의 책임은 야당 몫을 추천하지 않은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의원은 "현재 야당에서 두 명의 방통위원을 추가로 추천해야 하는데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5인으로 구성되어야 할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계속 운영되는 책임이 야당에 있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는 국회에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민주당에서 나머지 두 명의 상임위원을 추천하고, 국민의힘에서 한 명을 추천해서 5인 상임위원회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같은 생각"이라며 "방통위를 정상화하기 위해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면 야당이 주장하는 불법성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동조했다.
박 의원은 또 민주당이 이동관·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 탄핵을 연이어 추진한 데 대해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며 "전임자 7개월 만에 방통위 인사청문회를 또 하게 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께서 길어야 몇 달 짜리 방통위원장 아니냐는 말까지 해 안타깝다"고 했다.
같은당 박충권 의원은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성이 없다는 게 팩트"라며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추진해 나가면 된다"고 보탰다.
이 후보자는 "정해진 법, 규정에 따라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며 의견을 같이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언론탄압 논란 등을 고리로 방송 장악용 부적절 인사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MBC 기자 출신인 한준호 의원과 언론노조 관계자 등은 이날 회의장 앞에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훈기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페이스북에 "MBC 시청을 거부하고 광고를 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응징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을 거론하며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 탄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질책했다.
이 의원은 "50년 전 독재정권이 했던 광고탄압을 똑같이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며 "방통위원장 자격이 전혀 없는 분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명예를 실추하지 말고 스스로 그만두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의 조인철 의원은 "과거 소셜미디어(SNS)에 '촛불로 대표되는 좌파들의 행동은 멀쩡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갔다', 'MBC, KBS는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불러냈다' 등의 글을 게시했다"며 "편협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방통위는 건전한 인터넷 환경조성에 관한 사안을 다루게 돼 있는데 공인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오히려 포기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황정아 의원은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문제를 중심으로 도덕성 문제를 짚었다. 황 의원은 "주말 호텔 투숙, 골프 결제 등 법인카드의 사적 운용이 넘쳐난다"며 "공적 법카를 개인 용도로 계속해서 반복 사용하면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 공적 사용이라면 이를 증빙할 수 있는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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