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20살 어려…"노령·무능" 공격 돌려주고
검사 경력 앞세워 트럼프의 "법 질서 무시" 부각
"임신 중절 합법화 폐기 판결 끌어낸 장본인" 공격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의 대선 경쟁을 선명한 좌우 노선 대결로 규정짓는데 실패했다. 대신 바이든의 노령과 무능 프레임에 걸려 결국 좌초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은 트럼프의 약점인 임신중절 문제, 민주주의 기본 원칙, 보다 공정한 경제 등의 의제를 선명히 제시하는 대선 프레임을 다시 짤 수 있게 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보다 20살 가까이 어린 해리스 부통령이 나이를 부각하면서 정책과 인물론을 새롭게 펼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의 검사 경력과 트럼프의 범죄 경력을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현 정부에서 주택장관을 지낸 마르샤 퍼지는 “해리스는 전직 검사로 중범죄자들을 처단해왔다. 이 점은 주요 공격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뉴욕 법원에서 34건의 범죄 혐의 유죄 평결을 받은 사실이 바이든의 대선토론 참패에 가려졌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범죄자 신분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바이든이 후보 사퇴에 저항하는 점만이 부각됐다.
이제 민주당은 해리스가 “법치”를 중시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함으로써 두 차례 대선 결과 전복을 시도해 두 차례 탄핵 대상이 된 트럼프와 대비하려 한다.
바이든 선거캠프 공동위원장인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하원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검사로서 법과 질서를 지지해온 해리스의 경력”이라면서 트럼프는 “법을 위반해 유죄 평결을 받은 범죄자이자 자신과 지지자들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굳게 믿는다”고 비교했다.
암마르 무사 해리스 선거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범죄자를 처벌하면서 경력을 쌓아왔다. 도널드 트럼프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가톨릭 신도인 바이든 대통령은 임신 중절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않는 등 소극적이었다. 이에 비해 해리스 부통령은 여러 자리에서 공개적이고 자연스럽게 임신 중절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2년 전 대법원이 임신중절 합법화 판례를 뒤집는 판결을 내린 뒤 이에 반발하는 각종 행사에 100여 차례 가까이 참석해왔다.
임신중절 지지 민주당 여성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에밀리 리스트의 제시카 매클러 회장은 “임신 중절 문제가 이번 선거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것이며 이 사안에서 해리스만큼 유리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해리스 선거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의 임신 중절 정책을 “선도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면서 트럼프가 대법원의 임신 중절 합법화 무효 판결을 만든 장본인임을 부각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고물가와 이민자 정책 실패를 해리스와 연결 짓는 전략으로 맞설 전망이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22일 성명에서 “카말라 해리스는 조 바이든 2.0”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과 라틴 유권자를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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