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올해 1~5월 중국과 홍콩을 거쳐 러시아에 불법으로 반출한 반도체와 드론 부품 등 첨단기술 제품이 전년 동기보다 25% 줄었다고 연합망(聯合網)과 경제일보가 22일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 상무부 발표를 인용, 중국과 홍콩을 경유해 러시아로 수출된 '공동 고우선 품목 리스트(CHPL)' 제품이 이같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중국과 홍콩을 통해 CHPL 제품이 러시아로 흘러드는데 경계와 감시를 강화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홍콩이 제재를 피해 러시아가 첨단제품을 조달하는 주요경로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일렉트로닉스 등 첨단품목을 무기와 군사용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으며 상무부 산업안전보장국(BIS)이 CHPL을 도입해 수출 규제를 펴고 있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1~5월 홍콩을 경유해 러시아로 수출된 CHPL 대상 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급감했다.
중국 본토를 거쳐 러시아로 반출된 CHPL 제품도 19% 줄었다. 이러한 데이터가 공표된 건 처음이다.
매체는 재재를 피한 위법 수출이 줄어든 배경으로 미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CHPL 대상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가운데 제품 일부를 중국과 홍콩 항구에서 최종적으로 러시아로 가는 선박에 환적하는 기업에는 직접 협의해 자제를 압박했다.
이런 조치가 쌓이면서 러시아 제재의 빈구멍을 메워왔다고 한다. 다만 홍콩 경유가 여전히 제재 회피의 국제적인 '허브'가 되고 있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에 거점을 두고 있는 국제 안전보장과 관련한 비영리단체 미국 첨단 국방연구센터(C4ADS)는 별도 데이터를 통해 작년 8~12월 홍콩에 법인 등기한 200개사 이상이 러시아 바이어에 20억 달러(약 2조7770억원) 상당 물품을 선적했다고 소개했다.
홍콩자유위원회재단(CFHK)은 조만간 공표할 보고서에서 지난해 8~12월 미국 엔비디아와 프랑스 벡트라웨이브의 고성능 반도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인텔의 저성능 반도체칩 등 7억5000만 달러 상당의 CHPL 제품이 홍콩을 거쳐 환적됐으며 이중 상당 물량이 러시아 기업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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