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우크라 지원 비롯 中 견제 위한 亞 협력 유지"
"북한에 친근한 수사 쓰는 트럼프 반대…핵 억지 나서야"
"팔레스타인 처지에 공감…아랍계 유권자에 호소력 있어"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구상하는 외교 정책이 어떤 모습일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일궈온 외교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각) 내다봤다.
매체는 "해리스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노력에 강력한 지원을 제공하고, 중국의 지정학적 지배력에 직면해 아시아와 태평양의 동맹을 심화하기 위한 계획을 계속할 것"이라며 "여전히 미국이 이스라엘과 중동의 다른 동맹국에 강력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방어에서 강력한 후원자였으며 대부분 그의 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달 그는 미국을 대표해 가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여섯 번째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있어 대서양을 횡단하는 협력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재임 동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지원자가 돼야 한다는 뜻을 줄곧 표명해 왔다. 동시에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한 이력도 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하겠다는 주장을 펼친 데에 비판적인 어조로 반대했다.
아시아에서는 대(對)중국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양국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도록 대화 채널을 유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남중국해 문제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한 중국의 활동을 비판하거나 신장·위구르, 홍콩 인권 등에 관심을 보여왔다.
북한 문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듯한 모습에 날을 세워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정부가 강경한 태도로 이를 제지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 바이든 정부와 미묘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매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과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은 팔레스타인인의 처지에 더 공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노력과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로 어려움을 겪는 아랍계 유권자와 다른 사람을 달래줄 수 있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무부 수석보좌관(COS)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릴리 그린버그 콜은 "해리스 부통령은 대다수의 미국 유권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격 무기 전달 중단을 포함해 행정부의 모든 영향력을 사용해 지속적인 휴전과 인질 교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같이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가 옳은 일을 할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고 전망했다.
유대계 미국인 그린버그 콜 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해 지난 5월 사표를 냈다.
폴리티코는 "만약 오는 11월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상원의원으로 재임한 경력과 미국 역사상 국제 문제에 가장 경험이 많은 대통령 중 한 명의 2인자로서의 시간으로 정의되는 외교 정책 기록을 품고 임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고, 상원의원 시절에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요르단, 이스라엘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안보 보좌관으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행정부에서 일한 필립 고든을 두고 있다. 고든 보좌관은 유럽과 유라시아 문제에 정통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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