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내년 상반기 합병 방침
두산밥캣 실탄으로 두산로보틱스 M&A 본격화
로봇사업 맡은 박인원 역할 주목…경영능력 시험대
오너4세로 박정원 회장 사촌동생…오너 경영인 중 막내급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두산로보틱스가 두산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과 합병을 추진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두산그룹의 로봇사업을 책임지는 오너 일가 4세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의 존재감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내년 상반기 중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합병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두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7%(1조3899억원)를 책임진 핵심 계열사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보이며,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1조80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두산로보틱스의 M&A를 위한 포석으로 읽기도 한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보유 순자산이 4000억원대에 불과해 공격적인 M&A를 위해서는 두산밥캣의 실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 같은 큰 그림 아래 두산로보틱스를 두산밥캣과 합병하면서 그룹 로봇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사장)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박 사장은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3남이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현재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두산 오너 일가 4세 경영인 중 막내에 속한다.
지난 1998년 두산에 입사한 이후 두산엔진 전략혁신팀장과 두산에너빌리티 플랜트 EPC BG장 부사장 등을 거쳤다. 2022년부터는 두산로보틱스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에 선임돼 회사를 이끌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외에 두산그룹의 유망 신사업으로 꼽히는 협동로봇을 제조하는 업체다. 두산로보틱스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미래를 책임질 계열사로 직접 낙점한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두산밥캣과의 합병 역시 '로봇 사업 밀어주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려는 그룹 결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출범 후 아직까지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192억원을 보이며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이 미래 먹거리인 협동로봇 사업을 더 키우는 한편, 빠른 시일 내에 실적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한다면 그의 경영 능력은 또 한번 주목받을 수 있다.
특히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을 필두로 현재 오너 4세 경영인들이 사촌 경영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룹 특성상 형제·사촌 경영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면 두산그룹에서 향후 강력한 승계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1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밥캣을 100% 자회사로 품고 두산밥캣은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양사를 합병한 통합법인은 향후 두산밥캣의 현금을 적극 활용해 AI(인공지능)와 모션(움직임) 제어, 비전 인식 등 스마트머신 같은 분야에서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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