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중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을 것"
"美 사랑하는 증거…멸사봉공 대표 사례"
"미지의 바다 항해…뛰어난 후보 나올 것"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최고의 애국자라고 추켜세웠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민주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대통령 선거 후보직 사퇴론에 응답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한 성명을 내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통령 중 한 명인 동시에 소중한 친구이자 협력자"라며 "오늘 우리는 그가 최고의 애국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치 지형을 살피고 새로운 후보자에게 횃불을 넘겨야 한다고 결정하는 것은 분명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일 것"이라며 "그가 미국을 위해 (이 길이) 옳다고 믿지 않았다면 이 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사랑한다는 증거이며, 다시 한번 미국 국민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한 진정한 공직자의 역사적인 사례로, 미래 세대의 지도자가 잘 따라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 부부는 이 위험한 시기에 우리를 유능하고 용감하게 이끌고, 이 나라가 세워진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위해 헌신한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이었던 4년 동안의 혼란, 거짓, 분열에서 벗어날 길을 제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그가 평생 싸워온 모든 것과 민주당의 모든 것이 어떻게 위험에 놓이게 될지를 알고 있다"고 짚었다.
또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 지도부가 뛰어난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엄청난 신뢰가 있다. 저는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관대하고 번영하며 단결된 미국을 향한 바이든 대통령의 비전이 다음 달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충분히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저는 우리 모두가 그 희망과 진보의 메시지를 오는 11월과 그 뒤까지 전달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뛰어난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국정 운영을 평가하면서 찬사도 보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과 모범을 통해 신뢰, 정직, 친절, 근면과 같은 오래된 가치에 헌신하는 나라, 민주주의·법치주의·책임감을 믿는 나라, 누구든 목소리를 내고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나라라는 데에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시에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하고, 일자리 수백만 개를 창출하고, 조제 약제비를 낮추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 총기 안전 법안을 통과했다"라면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큰 투자를 하고, 공정한 임금과 혜택을 위해 노동자의 조직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싸웠다. 국제적으로는 세계에서 미국의 위상을 회복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활력을 불어넣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세계를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바이든 대통령은 공직에서 쌓아온 놀라운 경력을 쌓아왔고, 뛰어난 인품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강행하는 데에 민주당 인사에게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부정적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액시오스는 민주당 고위 인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날까지 대선 중도하차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전까지 재선 도전을 재고하라는 강한 압력을 받아왔다. 당 내부에서 내뿜는 부정적 여론에 운신의 폭이 줄어든 그는 결국 후보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