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 대한 충성이 능력 폄하 이어지지 않게 막고
바이든 캠프 "헐뜯지 않도록" 반발하는 지지자 무마
취임 초 "무능하다" 평가 만회하기 위해 애쓰는 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뒤 가장 유력한 대안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에 대한 평가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바이든의 대선 토론회 참패 이후 해리스 부통령 측근들이 백악관 입법국 직원들과 의원들 사이에 바이든의 출마 지속 여부를 놓고 오간 대화를 파악했다.
입법국 직원이 해리스 부통령을 폄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에 맞설 만큼 강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내용이었다.
백악관 직원 "해리스는 약하다" 발언에 항의도
해리스 부통령 측근이 공개한 이 에피소드는 바이든과 해리스, 그들의 보좌관과 지지자들, 선거 캠프가 처한 미묘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바이든이 여전히 자신보다 나은 후보가 있다는 말이 나오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대안 후보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해리스는 바이든에 대한 충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으나 측근들과 지지자들은 해리스의 충성심 과시가 대선 후보가 되기는 약하다는 평으로 이어질까 우려한다.
바이든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백악관 내 직원들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백악관 입법국 직원의 발언을 둘러싼 에피소드는 연방 공무원이 직무 중 정치적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해치법에 저촉된다는 지적도 있다.
입법국 직원의 발언이 있기 한참 전에 바이든이 해리스보다 자신이 트럼프에게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적도 있다.
바이든이 이런 입장을 반복할 때마다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을 폄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에 비해 해리스는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언급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해리스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동률이거나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이 최근 사퇴 촉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해리스가 승리할 수 있을 지를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토론회 뒤 이틀째 바이든 선거 캠프는 바이든이 다른 후보군보다 승리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과 해리스의 승리 가능성이 동률로 트럼프에게 3%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측 해리스는 "급진 좌파" 규정하며 공격
이후 해리스 측근들은 일관되게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과 선거 캠프가 혹시나 못마땅하게 여겨 해리스를 “헐뜯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선거 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비공개 모임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결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바이든이 사퇴에 저항해온 2주 동안 해리스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어려움이 있다.
취임 초기 2년 동안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온 해리스가 만회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해리스가 최근 예전과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비공개 오찬 모임의 한 참석자는 “카말라가 취임 초 2년 때와 달라졌다”고 전했다.
한편 해리스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가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을 “급진 좌파”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으로서 트럼프를 공격하는 싸움꾼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트럼프가 “법무부를 정적을 제거하는 무기화로 삼을 것”이라고 공격하는 식이다. 트럼프가 “독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총회 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위대한 부통령일 뿐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바이든이 직접 연설문에 넣은 것이라고 백악관 당국자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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