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떠난 전공의 상당수 미복귀 전망
동네 병의원 취업·미국행·입대 가능성
"필수의료 전공의 50~70% 안올 듯해"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전국 수련 병원의 미복귀 전공의 7648명이 사직 처리된 가운데, 대다수 전공의가 9월에 수련이 시작되는 하반기 모집에도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직 전공의의 상당수는 병원으로 복귀하는 대신 동네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를 채용한 전체 수련 병원 151곳 중 110곳에서 7648명이 사직 처리됐다. 전체 전공의 1만3531명 중 약 56%에 해당된다. 일부 수련병원들이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 전공의 사직 처리를 미룬 것을 감안하면 실제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1만 명 이상에 달한다.
전체 수련 병원이 신청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총 7707명이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 없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여서 실제 충원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하반기 모집 때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면서 "모집이 시작되는 22일을 기점으로 의정 갈등이 새 국면을 맞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A 교수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납득하지 못해 사직한 것이여서 아마 복귀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대학병원 B 교수는 "필수의료 진료과 저년차는 적어도 70% 이상이 안 돌아오고, 고년차도 50% 정도는 각오하고 있다"면서 "이미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사직 전공의들은 9월 모집에 응하는 대신 일반의로 동네 병·의원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보다 이미 딴 의사 면허로 차라리 개원해 일반의로 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기과 일부 전공의들을 제외한 상당수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사태로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진 데다 의사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굳이 전문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C 전공의는 "수련을 더 이상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친구들도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D 교수는 "사직 전공의 중 절반 정도는 개원가로 빠지거나 전공을 변경할 것 같다"면서 "전공의 수련 과정 중 어차피 개원에 필요한 교육을 다 받지 못한다. 개원하면 비보험이 필수인데 비보험 관련 내용은 큰 병원에선 잘 다루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1년 새 외국 의대 졸업생들에게 문호를 넓히고 있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전공의들도 적지 않다. 미국은 15개 주 정부 차원에서 외국 의대 졸업생이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을 보지 않고도 의사 면허를 딸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입법을 추진 중이다.
D 교수는 "사직 전공의 중 절반 정도는 미국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국내에 비해 환자를 적게 진료하면서도 연봉 수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의사의 근무 여건이 훨씬 좋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공의 근로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전공의특별법'이 있지만, 전공의 절반 가량이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MZ세대 전공의들은 과거 세대에 비해 영어, 일어 등 외국어에 능숙해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남성 사직 전공의 중 군 입대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9월 모집에 응하는 전공의에 한해 입영 연기 특례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군에 입대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어 입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 사직 전공의는 "사직 안 시키고 질질 끌면서 다른 병원에서 일도 못하게 하고 이젠 군대를 보낸다고 한다"면서 "어차피 군대는 가야 한다. 혼란스러울 때 가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19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를 채용한 전체 수련 병원 151곳 중 110곳에서 7648명이 사직 처리됐다. 전체 전공의 1만3531명 중 약 56%에 해당된다. 일부 수련병원들이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 전공의 사직 처리를 미룬 것을 감안하면 실제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1만 명 이상에 달한다.
전체 수련 병원이 신청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총 7707명이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 없이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여서 실제 충원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하반기 모집 때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면서 "모집이 시작되는 22일을 기점으로 의정 갈등이 새 국면을 맞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A 교수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납득하지 못해 사직한 것이여서 아마 복귀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대학병원 B 교수는 "필수의료 진료과 저년차는 적어도 70% 이상이 안 돌아오고, 고년차도 50% 정도는 각오하고 있다"면서 "이미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사직 전공의들은 9월 모집에 응하는 대신 일반의로 동네 병·의원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보다 이미 딴 의사 면허로 차라리 개원해 일반의로 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기과 일부 전공의들을 제외한 상당수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사태로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진 데다 의사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굳이 전문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C 전공의는 "수련을 더 이상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친구들도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D 교수는 "사직 전공의 중 절반 정도는 개원가로 빠지거나 전공을 변경할 것 같다"면서 "전공의 수련 과정 중 어차피 개원에 필요한 교육을 다 받지 못한다. 개원하면 비보험이 필수인데 비보험 관련 내용은 큰 병원에선 잘 다루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1년 새 외국 의대 졸업생들에게 문호를 넓히고 있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전공의들도 적지 않다. 미국은 15개 주 정부 차원에서 외국 의대 졸업생이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을 보지 않고도 의사 면허를 딸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입법을 추진 중이다.
D 교수는 "사직 전공의 중 절반 정도는 미국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국내에 비해 환자를 적게 진료하면서도 연봉 수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의사의 근무 여건이 훨씬 좋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공의 근로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전공의특별법'이 있지만, 전공의 절반 가량이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MZ세대 전공의들은 과거 세대에 비해 영어, 일어 등 외국어에 능숙해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남성 사직 전공의 중 군 입대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9월 모집에 응하는 전공의에 한해 입영 연기 특례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군에 입대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어 입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 사직 전공의는 "사직 안 시키고 질질 끌면서 다른 병원에서 일도 못하게 하고 이젠 군대를 보낸다고 한다"면서 "어차피 군대는 가야 한다. 혼란스러울 때 가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