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86일 만에 800원 돌파
SEC 합의 가능성에 시장 기대감↑…고래도 보유 늘려
리플 CEO는 신중…"가능성 언급할 수 없어"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인기코인에 속하는 리플이 열흘 만에 50% 넘게 폭등하면서 9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확실한 재료에 따른 반등이란 점에서 7년 만에 강세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빗썸에 따르면 리플은 이날 오전 전일 대비 10% 오르며 889원을 기록했다. 지난 8일에 기록한 저점 577원 대비 54.1% 오른 수치다. 리플의 800원대 돌파는 지난 4월 23일 이후 86일 만이다.
최근 장세에 따른 단순 변동성은 아니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이날 9000만원대를 반납하며 주춤했음에도 리플은 홀로 뛰었기 때문이다.
끌어올린 재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 가능성이다. 리플과 SEC가 18일(현지시간) 예정된 비공개 회의를 통해 몇 년간 이어온 법적 분쟁을 종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투심을 부추긴 것이다. SEC와의 소송은 그간 리플 가격을 제한하는 주요 악재로 꼽혀왔다.
리플 10만개 이상을 보유한 고래 투자자의 보유 경향이 강해진 점도 재료다. 통상 고래 투자자의 보유량 증가는 가격 상승에 긍정적 요소로 여긴다. 시장 전체를 움직일 만큼 대량 매매를 하는 이들이 물량을 확보한다는 것 자체가 다가올 강세를 시사한다는 풀이에서다.
가상자산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X를 통해 "리플이 지난 4월 12일 가격 후퇴 이후 처음으로 800원대를 넘어섰다"며 "이번 반등은 고래 투자자의 보유 경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급 축적의 전환점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시장의 기대처럼 SEC와 법적 분쟁이 이달 중으로 종결된다면 또다시 지폐주(1000원대)에 등극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리플은 법적 리스크가 완화할 때마다 폭등하며 1000원대를 기록해 왔다.
크립토 마이클 가상자산 트레이더는 지난 16일(현지시간) X를 통해 "리플 차트에서 7년 동안 형성된 강세 페넌트 패턴을 고려하면 상승이 전망된다"며 "7년간 거래할 동안 이런 강세 패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페넌트 패턴은 단기간 가격 변동 후 일정한 방향으로 가격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것을 나타내는 기술 분석 지표다.
다만 SEC와 합의가 재차 어그러질 경우 하락 반전할 수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갈링하우스 CEO는 이날 "SEC와 협상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며 "판사의 판결이 명확해졌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재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판사가 언제 판결을 내릴지 예측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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