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군 최고 지도자 데이프 있다는 정보 입수
시장 있는 민간인 밀집지역에 집중 폭격 가해
하마스 "데이프 생존…그를 노렸다는 건 변명일 뿐"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최고 군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를 살해하기 위해 8t의 폭탄을 쏟아 부었으나 실패했으며 민간인 희생자만 크게 발생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데이프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인물이며 야햐 신와르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에 이은 2인자다.
여러 차례 데이프 살해를 시도해온 이스라엘군이 지난 13일 그가 가자 지구 남부에 숨어있다는 정보에 따라 2000파운드 폭탄 8발을 투하했다.
폭격 당한 지역은 시장이자 식수대와 수프 조리 부엌이 있는 곳으로 커다란 분화구가 생겼다. 주변에 있던 수십 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당국이 밝혔다.
폭격 장소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마흐무드 아부 아메르는 “사람들이 내 앞으로 떨어졌다”고 말했으며 다른 목격자들은 파편이 비오듯 쏟아졌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사용하며 하마스 전투원들이 지키는 울타리가 쳐진 주둔지를 폭격했으며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한 방지 대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폭격 현장 주변에 민간인이 많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데이프와 하마스 전투원들이 민간인들 속에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미뤘다.
폭격으로 칸유니스 연대 지휘관 라파 살라마가 숨졌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이스라엘군 당국자들은 데이프 사망 여부를 평가하고 있으나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하마스 전투원 여러 명도 숨졌다.
이스라엘 군 정보 당국은 살라마가 사용하는 주둔지를 주목해왔으며 데이프가 있다는 “매우 정확한 정보”에 따라 공격을 실행했다고 한 이스라엘 군 당국자가 밝혔다.
공격 작전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승인을 받았으며 F-35 전투기가 합동정밀직격탄(JDAM) 유도장치를 장착한 대형 폭탄을 투하했다.
미 정부는 지난 봄 이스라엘에 대한 2000파운드 폭탄과 500파운드 폭탄 지원을 유보했다가 최근 500파운드 폭탄만 지원을 재개했다.
한편 하마스는 데이프가 사망하지 않았다면서 데이프를 노렸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수십 명의 민간인 사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변명이라고 밝혔다.
폭발 현장의 응급구조사 바바 아부 루크바는 미사일이 날아오는 듯한 소리가 귀청을 찢었다고 전했다. 폭탄이 연거푸 날아오고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는 동안 파편이 날아오고 연기가 자욱해져 구조를 위해 폭발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그는 “도살장 같은 장면이었다”고 증언했다.
가자 지구 보건 당국은 90명이 숨지고 3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폭격 현장을 인도 지원 대상 지역으로 지정하고 민간인들이 이곳으로 이동하라고 대피 명령을 내렸었다.
폭발로 주둔지가 있던 숲속 지역에 커다란 분화구가 생겼다.
이스라엘군 총사령관의 비서실장인 아미르 아비비는 이스라엘이 데이프 살해를 시도한 것이 8번째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매우 이례적으로 대형 폭탄 여러 개를 투하함에 따라 현장에 있는 모든 것이 증발하면서 데이프의 시신을 찾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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