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잇단 호우특보…동부권 호우경보에 시간당 50㎜
도로 등 공공시설물 11곳 부서지고 논 279㏊ 침수돼
국립공원 통제 이어지며 산사태 취약지 106가구 대피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새벽부터 이어진 비로 전남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주택 124채가 물에 잠겨 65명이 대피했고 도로 등 공공시설물 11곳이 파손, 논 279㏊가 물바다가 됐다.
16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전남 동부권(보성·여수·광양·순천·곡성)을 중심으로 내려진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격상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90㎜를 넘거나 12시간 강수량이 18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될 때 내려진다.
특보가 내려진 지역에는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시간당 강수량은 보성 53.6㎜, 광양 38.6㎜ 등이다.
이날 새벽부터 전남 곳곳에 내리고 있는 비는 낮까지 그치지 않고 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기록된 전남권 누적 강수량은 진도 의신 168.5㎜, 완도 보길도 156.5㎜, 고흥 도화 142.5㎜, 해남 땅끝 129㎜ 등이다.
이날 하루 동안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높게 집계된 곳은 오전 2시14분 진도 의신에서 기록된 103.5㎜다. 뒤를 이어 진도 99.5㎜, 고흥 도화 85.5㎜, 해남 78.1㎜, 해남 땅끝 73㎜ 순으로 파악됐다. 특히 해남은 기상청 관측 사상 7월 중 시간당 최대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낮까지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전남 곳곳에서는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도소방본부는 이날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비 피해 신고 건수 136건(안전조치 104건·배수지원 23건·인명구조 9건)을 집계했다. 소방당국은 안전 조치 사항으로 주택 침수 58건·토사 유출 13건·도로 장애 18건·기타 15건을 처리했다.
많은 비로 전남도내 도로 등 공공시설물 11개가 파손되고 물에 잠겼다. 이날 오후 2시29분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광양시 죽마동에서 도로 침수가 신고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에 나섰다. 이보다 앞선 같은날 오후 1시55분에는 광양시 태인동에서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택 124채가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입주민 65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특히 신안 흑산면 한 주택에서는 이날 오전 0시21분께 쏟아진 비에 고립된 주민 4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같은날 오전 1시20분께는 진도군 임해면 일대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구조됐다.
고흥 등 5개 지역 논 279㏊도 빗물이 들어차 피해를 입은 한편 전남 곳곳 산사태 취약지에서는 106가구(150명)가 사전에 대피했다. 오후 12시43분 여수시 화치동에서는 산에서 토사가 휩쓸려 내려온다는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으나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밖에 현재 도내 국립공원 2곳(지리산전남·다도해서부)과 국도 등 도로 4곳, 산책로와 하천 출입구 49곳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전남 동부권에 시간당 30~5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와 전남 서부에도 시간당 30㎜ 내외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산사태, 토사유출, 시설물 붕괴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