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교사 추모 "어쩌면 나였을 가엾은 청춘…기억할게요"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학부모 갑질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1주기, 세종시교육청 1층에 추모공간이 만들어졌다.

1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에 따르면 추모공간은 19일까지 운영된다. 추모공간은 전교조 세종지부, 새로운학교 세종 네트워크, 세종실천교육교사모임이 주관한다.

3개 단체는 추모 현수막 게시, 버스 2대에 추모 광고 등 고인을 기리는 추모를 하고 있다. 버스 광고는 교사들과 시민들이 십시일반 기부한 돈으로 마련됐다. 또 시교육청은 추모공간을 지원하고 교사들이 언제든지 방문, 추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전날 추모공간에 헌화했다. 최 교육감은 이날 '외로운 섬으로 내몰려 견디지 못하고 먼저 가신 서이초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방명목에 적었다.

추모공간을 찾은 교사들은 '서이초 선생님의 아픔을 공감하면서 더 나은 교육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기억하겠습니다. 어쩌면 나였을 가엾은 청춘을…기억하겠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선생님 그곳에서는 편히 계시길' 이라며 애도의 글을 방명록에 썼다.

추모 행동에 나선 3개 단체는 오는 18일 오후 5시 30분께 시교육청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세종교사노조는 이날 서울교대에서 열리는 전국 추모제에 참석한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이후 교육청, 교육부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 1년이 흘렀는데 과연 어떻게 학교가 변화했는지 그것에 대해 돌아봐야 될 시기다"며 "예를 들면 용산초,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됐지만 관련자는 불송치 또는 무혐의로 그것이 합당한지 고민이 선생님 사이에서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1년 전 여름,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2년 차 교사가 교실에서 목숨을 끊었다. 학부모 갑질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 초·중·고교 교사들은 검정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외친 그들의 목소리로 '교권 보호 5법'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사건을 살펴본 경찰은 학부모의 '갑질, 괴롭힘' 정황은 없다고 보고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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