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현지 경찰 “일반인 1.6㎞이내 주차도 못했는데, 총기들고 지붕까지”
10일전 행사 통보해 1주일 전 관련기관 회의…무얼 점검했나 조사 대상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발생한 암살 미수 총격 사건은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요인 경호를 맡는 비밀경호국(SS)에게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위기다.
비밀경호국은 앞으로 의회와 중앙수사국(FBI) 등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미 언론은 14일 앞으로 비밀경호국에 대한 조사에서 핵심 쟁점이 되는 경호상의 쟁점을 분석했다.
WSJ는 가장 핵심은 20세 사수가 어떻게 단독으로 전 대통령과 축구장 한 개 거리(약 150m)의 옥상에서 노출된 채 사격 위치를 취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총격 현장 주변 건물 특히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지붕에 올라 총을 쏜 아메리칸 글래스 리서치 건물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비밀경호국의 전 간부 빌 피클은 “현장에서 불과 100야드 떨어진 열린 옥상을 감시할 인원이 없다는 변명은 할 수 없다”며 “그런 위치에서 총격을 가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는 버틀러 행사를 10일 전인 7월3일에 발표했다.
집회 1주일 전 쯤 비밀경호국, 주 경찰, 카운티 경찰, 폭탄 처리반 및 기타 법집행 기관이 역할과 책임을 논의하는 회의도 있었다.
비밀경호국은 행사 전에 보안 계획을 수립하는데 해당 지역의 물리적 측정을 실시하고, 필요한 인력을 결정한 뒤 저격팀과 협력해 인근 건물과 대통령 또는 대선 후보가 있을 곳까지의 거리를 조사한다.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13일 트럼프 집회에 앞서 2개의 자체팀, 2개의 지역 법집행 기관팀, 4개의 저격 방지팀이 파견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 개의 SS 저격팀은 트럼프 뒤의 옥상에서 보였다. 저격수들은 총격 이후 2분이 채 안되어 총격범을 향해 위치를 잡았다.
집회에 참석한 앨리게니 카운티 주민이자 비번 경찰관인 로버트 푸가르는 총격이 일어나기 직전 저격수들이 쌍안경으로 어딘 가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1마일(1.6km) 이내에 주차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누가 연단에서 그렇게 가까운 건물의 옥상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에서 의문점은 지붕위로 올라가는 사람을 여러 참석자가 목격했는데도 제대로 제지되지 않은 점이다.
행사장 밖에 있던 한 목격자는 무장한 남자 한 명이 건물 위로 기어오르는 것을 봤고 그를 법 집행 기관에 신고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가 왜 아직 연설을 하고 있을까? 왜 그를 무대에서 내려오라고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다음 순간 다섯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말했다.
버틀러 카운티 보안관 마이클 T. 슬루프는 14일 CNN에 사건 당시 옥상에 있는 총잡이를 보았지만 그를 붙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슬루프는 의심스러운 사람에 대한 전화를 받고 그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총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없었다고 한다.
슬루프는 카운티 경찰관이 총을 든 사람이 지붕 위에 있다는 것을 발견, 한 지역 경찰관이 다른 경찰관을 들어올려 올라갔다.
총잡이는 경찰관이 내려다보는 것을 보고 총을 겨누었고 경찰관은 급히 몸을 숙여 목숨을 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 직후 총잡이는 지붕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총격범이 쏜 총이 오른쪽 귀의 윗부분을 관통하고 지나면서 치명상을 면했는데 마침 불법 이민자에 대한 차트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린 것이 자신을 살렸다고 했다.
슬루프의 증언대로라면 총격범이 엎드려 총을 쏘기 전 지역 경찰에 총을 겨눈 뒤 다시 트럼프 쪽으로 방향을 바꿔 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진 것도 정확한 조준이 안 된 한 요인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슬루프는 트럼프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에 총격범이 있다는 것이 보안의 실패였는지 묻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다.
WSJ는 이밖에 비밀경호국이 지역의 법집행 기관의 지원에 얼마나 의존했는지, 연방 또는 주 관리들이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 몇 시간 또는 몇 분 전에 위협을 알았는 지 등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