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누계 나라살림 74.4조 적자…목표치 91조 대비 81.2% 채워
전년 불용예산·외평기금으로 적자폭↓ 줄여…올해도 비슷할 듯
조세전문가 "감액추경으로 지출 줄이고 국채발행한도 높여야"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올해 5월까지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전년대비 22조원 증가한 74조40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하반기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연간 적자 폭이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적자국채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세계잉여금과 여유기금 활용을 통해 세수 부족분을 채운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일각에선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서 불용을 종용하거나 외국환평형기금 등을 활용해 통계적 착시를 일으킬 수 있고, 교부세 및 교부금을 미지급해 지방정부에 손실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5월 누계 나라살림 74.4조 적자…목표치 91조 대비 81.2% 채워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흑자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4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22조원 늘어난 수준이다.
5월 기준으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77조9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예산 기준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91조600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5월까지 81.2%를 채운 셈이다.
나라살림 적자 폭이 심화된 것에 대해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발생할 수 는 있지만 기재부는 통상 2분기에 주요 세입이 적은 만큼 8월 법인세 중간예납 등을 통해 하반기에는 나라살림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불용예산·외평기금으로 적자폭 줄여…올해도 비슷할 듯
예산 수립 당시 계획보다 29조원 늘었지만 나라살림 적자가 100조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은 빗나갔다.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외평기금을 끌어쓰고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을 깎은 것이 적자 규모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비슷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상반기엔 조기 지출이 늘어나면서 나라살림 적자폭이 컸지만 지난해처럼 국내 주요 은행에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을 더 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세입을 늘려나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예상대비 세금이 덜 걷힐 경우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서 불용되는 예산을 합하고 외평기금 활용, 교부세 및 교부금을 미지급 등을 통해 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세전문가 "감액추경으로 지출 줄이고 국채발행한도 높여야"
지난해 불용액은 45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정부의 지출 감소 기조로 인해 꼭 사용해야 할 예산들이 불용처리됐고 내수 위축→세수 감소→재정건전성 악화 등으로 올해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감액추경을 통해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 감액추경을 통해 국채발행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부정적인 모습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액추경을 실시할 경우 국가채무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자체 내에서 여유재원을 가지고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예상 적자 규모로 91조원을 계획했는데 예상보다 적자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 추경을 통해 감액경영을 하거나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의 경우 정부가 하반기로 갈수록 지출을 줄이면서 외평기금을 끌어다썼고 무리하게 불용액을 늘리며 나라살림 적자폭을 줄였다"며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