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6세에 중등학교를 그만둔 그는 채텀 해군 조선소에서 견습 석공으로 일했다. 어느 날 그림을 그리고 싶어 지역 미술학교를 두드렸지만 면접도 거부 당했다. 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수백 점의 그림을 그려 런던 세인트 마틴 예술학교에 보내 입학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전통과 권위에 도발, 1981년 미술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예술가로서의 기질은 화폭도 벗어났다. 여러 편의 소설과 40여 권의 자기고백적인 시를 쓰고 출판했고, 170여 장의 LP를 녹음하고 수백 점의 유화를 그려내 세계적으로 컬트적인 지위를 얻게 되었다.
1959년 영국 켄트 채텀 출생으로 현재 채텀에서 거주하고 활동하는 화가 빌리 차일디쉬다.
"빈센트 반 고흐, 쿠르트 슈비터스, 에드바르드 뭉크와 같은 일명 사회적 아웃사이더에게 흥미를 느끼고 당시의 비주류 예술가들과 스스로를 동일시한다"는 그는 자신을 ‘급진적 전통주의자’라고 칭한다.
자신의 생생한 감정을 투영한 작업을 하는 그는 다작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다. 시와 산문, 펑크 록, 사진, 판화, 회화 등 전방위적인 예술작업을 통해 전쟁, 시위, 격동의 어린 시절, 중독과의 투쟁과 같은 사회적, 정치적, 개인적 문제를 현재까지 다루고 있다.
그의 독특한 인생 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린다.
'now protected, I step forth'를 타이틀로 평화로운 봄의 숲, 달빛이 비치는 어두운 밤의 바다, 눈 덮인 산봉우리 등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작가의 신작을 공개한다.
차일디쉬의 음악과 글은 솔직하고 직설적인 반면, 그의 회화는 보다 영적이고 은유적인 성격을 띤다. 온화한 색감의 리넨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들은 빠르고 직관적으로 그려졌다.
"회화 작업을 통해 정신과 물질을 융합하고 창작 활동의 목적은 현실과 이상을 연결하는 데 있다"는 차일디쉬는 "꿈 속 가상 세계 또한 그의 작업 소재로 삼는다"고 한다. 일상적인 풍경인 듯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느낌을 동시에 자아내는 배경이다. 전시는 8월17일까지.
작가 빌리 차일디쉬는?
중국 광저우 허 미술관(2024)을 비롯하여 영국 마게이트 칼 프리드먼 갤러리(2023), 리만머핀 뉴욕(2022), 런던(2022),서울(2020), 독일 베를린 노이게림슈나이더(2018), 베를린의 빌라쇼닝겐(2017), 미국 텍사스 댈러스의 고스-마이클 재단(2017), 영국켄트의 로체스터 아트 갤러리(2016),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오펠빌렌뤼셀하임(2016), 뉴욕 화이트 컬럼(2010), 영국 런던의 인스티튜트오브 컨템포러리아트 (2010)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런던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 미국 버펄로 AKG 미술관, 런던 잉그램컬렉션, 서울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중국 상하이 롱뮤지엄, 중국 푸젠AT G+ Museum, 독일 베를린 보로스 컬렉션 (Boros Collection)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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