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박준홍·전남대 허재영 교수 공동 연구
단일 소자 레벨에서 빛 신호로 5개 이상의 전도도 상태 구분 및 안정적 유지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전기와 빛 신호로 구동해 획기적인 정보 처리가 가능한 다진법 연산 반도체 소자 기술이 개발됐다.
경상국립대학교 공과대학 나노·신소재공학부 박준홍 교수팀과 전남대학교 허재영 교수팀은 공동으로 광 민감성 반도체 소재를 활용해 빛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다진법 메모리 소자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 사회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필두로 대량으로 쏟아지는 데이터를 구분하고 처리하기 위해 고효율이면서도 컴팩트화하며 개인이 활용 가능한 시스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정보 처리 시스템은 정보를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처리하는 이진법을 기반으로 해 막대한 데이터 처리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다진법 컴퓨팅은 한 개의 소자에 전하 축척에 따른 여러 전도도 상태를 저장할 수 있어 전력 소비는 낮추고 디지털 변환 없이 연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이다.
하지만 신호 인가에 각기 다른 정밀한 전도도 제어가 필요하고, 인간의 두뇌와는 달리 다영역 신호에 따른 전송-저장 구동 여부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박준홍-허재영 교수 연구팀은 기존 태양전지 광흡수층으로 연구 중인 삼황화안티몬(Sb2S3)의 물성을 정밀하게 제어해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인공 신경망 반도체 소자를 만들었다.
삼황화안티몬에 빛 또는 전압이 가해지면 자유전자가 생성되어 흐르다가, 소재내 존재하는 정공에 갇혀, 전도도가 가변적으로 바뀌어 10개 이상의 상태로 나뉘게 되고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이진법 연산 중심의 반도체 소자에 적용 시 더욱 빠른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연구진은 신경망 소자에 전기 대신 빛을 신호로 인가하여, 유사하게 5개 이상의 전도도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도 성공함으로써 인간의 시각과 두뇌 기능을 단일 소자에서 구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실리콘 시모스(CMOS) 기반 디지털 연산 처리 속도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엣지컴퓨팅 및 다중모달 인공지능 시스템 등 개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미래 시스템 기술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국가반도체연구실 사업, 개인기초 사업,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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