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문자 읽씹' 파문…한 측 "김 여사가 문자 공개하라고 줬나" vs 원 측 "음모론 펴나"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과' 내용이 담긴 김건희 여사의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다는 논란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후보 측이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자,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원희룡 후보 측에서는 '음모론을 펴는 것이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는 경쟁이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논리와 이성은 있어야 한다"며 "느닷없이 영부인 문자가 공개되는 게 도대체 뭔가. 우리 당의 앞날이 걱정된다. 모든 비상식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를 보니 기가 막힌다"며 "대통령 부인이 사과하는 문제를 남편인 대통령과 상의하셔야지, 왜 비대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내 할지 말지를 물어보나. 공적이고 정무적인 이슈를 사적인 채널로 논의하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보낸 문자가 어떻게 공개될 수가 있나. 김 여사가 공개하라고 내용을 보내주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며 "공개되자마자 '한동훈이 사과하라' '답변해 주지 않아 선거를 망쳤다'는 궤변이 난무한다. 김 여사가 정말 사과하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하시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반면 또 다른 당권주자인 원희룡 후보 측은 "한 전 비대위원장을 엄호하며 김건희 여사 문자에 대한 '음모론'을 펼친 것에 깊은 실망을 표한다"며 김 부총장의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원희룡 후보 캠프 김온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 부총장은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조직부총장이라는 당직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정 후보를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편파적 발언을 해 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강력한 구두 경고를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후보의 당선을 위한 호위 무사가 되겠다면, 당직부터 내려놓을 것을 촉구한다"며 "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당원으로서 티끌만큼의 애당심이라도 남아있다면, 즉각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날 여권 일각에서는 지난 4·10 총선 당시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 등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후보는 논란과 관련, 이날 취재진에게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 소통했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원 후보는 "한 후보가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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