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1순위 후보' 홍명보 감독, 축구협회에 직언
이임생이 만나는 포옛·바그너는 커리어 하향세
국적 상관 없이 "한국에 맞는 감독 뽑아야" 지적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후임을 뽑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제대로 된 프로세스에 맞춰, 한국 축구를 발전시킬 사령탑을 뽑을 지 관심이다.
6일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차기 감독을 선임하는 면접 일정은 금주 중으로 마무리된다.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업무를 이어받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가 곧 수뇌부에 최종 후보를 전달할 거로 예상된다.
이 기술이사는 지난 2일 외국인 감독 후보인 거스 포옛(우루과이) 전 그리스대표팀 감독과 다비트 바그너(독일)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을 만나기 위해 유럽으로 건너가 대면 면접을 진행한 거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토너먼트행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에 맞는 지도자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우루과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포옛 감독은 은퇴 이후 브라이턴, 선덜랜드(이상 잉글랜드), 아테네(그리스), 상하이 선화(중국) 등을 지휘했다
EPL 선덜랜드를 이끌던 2013~2014시즌 당시에는 기성용(서울)의 감독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바그너 감독은 독일 출생이지만, 미국인 양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미국 국가대표팀을 소화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은퇴 이후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허더즈필드를 맡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이뤄내며 명성을 떨쳤다.
이후 독일 샬케(2019~2020), 스위스 영보이스(2021~2022), 챔피언십 노리치시티(2023~2024) 등을 지휘했다. 노리치를 이끌 당시에는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를 지도하기도 했다.
두 감독은 한국 선수를 지휘했고 소속팀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나, 커리어의 하락세인 점에서 물음표가 따른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도 경력이 내리막인 시점에 한국을 지휘하기도 했으나, 같은 결과가 두 번 나올 거란 기대를 갖기에는 변수가 많다.
이에 '감독 후보 1순위'로 거론됐던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의 발언이 이목을 끈다.
홍 감독은 최근 자신이 감독 후보 1순위라는 보도에 대해 '경계'라는 표현을 썼다. 축구협회가 사령탑 후보를 따질 때 본인을 경계로 삼아, 자신보다 뛰어난 지도자를 뽑으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이 홍 감독보다 뛰어난 지도자인가를 곱씹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하락세인 두 외국인 후보와 달리, 홍 감독은 '만년 2위'였던 울산을 리그 정상으로 이끈 사령탑이다. 전북현대 독주 체제를 깨고 창단 첫 2연패까지 달성했다.
유럽과 국내 무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꾸준하게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이 홍 감독보다 낫다고 평가하기엔 애매함이 따른다.
홍 감독이 표현한 '경계'보다는 한국 축구에 맞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을 뽑는 것이 관건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최근 뉴시스를 통해 "국내 감독은 선수들과의 편안한 소통 및 규율 확립, 정신력 제고 등에 있어서 장점이 있다"며 "다만 해외 축구에 매우 익숙한 요즘 선수들 세대의 문화는 기본적으로 선진적 지도를 제공하는 지도자에게 끌린다. 국내 지도자가 그런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 외국 감독이라고 해서 무조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지는 못한다"며 "하지만 괜찮은 외국인 감독이라면 이런 부문에서 평균적으로 국내 지도자들보다는 선수들이 더 선호할 확률이 높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위원은 "'국내 감독이냐 외국감독이냐'보다는 '근본적으로 좋은 감독이냐'가 중요하다"며 "(한국 축구가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여건 중) 최선으로 괜찮은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 선임의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회장도 "한 팀을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전술적인 부분은 (새 감독 사단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먼저 정한 후에 절차적 정당성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에 맞는 감독을 뽑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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