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 장기간 지속…주택 수요자 부담 커져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올해 들어 건설 원자잿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이 이어지고, 땅값마저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분양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사이에서 오늘이 가장 싼 분양가라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다.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557만 4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98% 상승했다. 수도권의 경우 ㎡당 785만6000원으로 이 기간 동안 16.61% 상승했고, 기타 지방(광역시 및 세종시 제외도) ㎡당 441만 8000원으로 같은 기간 11.07% 올랐다.
특히 수도권과 기타지방의 분양가를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수도권은 약 9억원(8억8298만원), 지방은 약 5억원(4억 9674만원)에 육박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수도권은 1억2577만 원, 지방은 4963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분양가의 고공행진은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의 영향이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이달 발표한 2024년 6월 월간 건설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54.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지수인 151.2 대비 2.4%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고시하고 있는 기본형건축비는 지난 3월 기준 ㎡당 203만 8000원으로, 직전 고시가격(지난해 9월) 보다 3.1% 오르면서 처음으로 ㎡당 200만 원대를 돌파했다.
땅값 상승 폭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땅값 상승률은 0.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05%)에 비해 0.6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의 올해 1∼5월 땅값 상승률은 0.85%로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보다 0.7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토지비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기준으로 분양가 중 대지비 비중은 38%에 달했다. 분양가가 6억원이면 2억2800만원은 땅값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의 바닥에는 공사비와 함께 땅값이 있다"며 "같은 신도시에서도 뒤늦게, 비싸게 낙찰받은 택지에서는 분양가가 더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건설 원자잿값 상승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부동산인포가 올해 1분기 건설사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평균 레미콘 매입 단가는 1㎥당 9만2496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6.7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사비 급등에 따라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최근 몇 년간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가 상승이 분양가 산정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앞으로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양가 단지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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