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병주 "정신 나갔다" 발언 논란에 정회 후 산회
양당 원내대표 회동 가졌지만 의견 차이 못 좁혀
여 "사과 없으면 내일도 불참"…야 "정시에 출발"
[서울=뉴시스] 이승재 조재완 신재현 기자 =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2일 열렸지만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막말 논란에 파행했다. 김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발언했고, 국민의힘은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소란이 일자 국회부의장은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는 다시 열리지 못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대정부질문 속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사과 없이는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민주당 지도부에 알려왔고, 결국 산회하기로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자정이 넘어가면 본회의가 자동으로 산회하는데 속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 의원 사태와 관련해서 여야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토적 야욕을 갖고 있는 나라이고, 그런 나라와 어떻게 동맹을 한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발언 이후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여당은 김 의원에 대해 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사과하지 않을 경우 내일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나아가 제명을 추진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들이 본인의 주장을 펼치면서 이렇게 망언에 가까운 거친 막말을 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에게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당의 막말, 망언, 거친 말 시리즈는 국민들께서 개탄스러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에 항의하고자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 의원은 "파행시킨 국민의힘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에게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주 부의장은 사과를 안 하며 정회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는 명백한 선진화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에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발목을 잡으면서 일하는 국회, 실천하는 국회를 방해한 국민의힘이 오랜만에 들어와 첫 번째로 한 말은 채해병 특검법을 상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었고, 계속 파행을 유도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내일 다시 이어지는 정기국회에서 다시 새롭게 일하는 국회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날 11명의 여야 의원들이 대정부질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첫날부터 파행을 빚으며 5명만 질의를 진행했다. 국회는 내일(3일) 대정부질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정부질문이 첫날부터 파행을 빚으며 민주당이 예고한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당초 민주당은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응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돌입해도 24시간이 지나면 토론을 강제 종료하는 '토론 종결권' 규정을 활용해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다.
당초 계산대로라면 오는 3일 오후께 필리버스터가 끝난 직후 채상병 특검법 표결이 이뤄질 수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이 파행해도 채상병 특검은 추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는 자유지만 국회 시간은 정시에 출발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