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배준영 "대정부질문 기간 본회의서 법안 처리한 전례 없어"
[서울=뉴시스] 이재우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은 2일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방송4법 등을 일방 처리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국회가 다시 파행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에 합의 정신 준수를 촉구하며 향후 국회 파행 책임을 떠밀기도 했다. 안건 상정 강행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예고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짐이 곧 국가라던 절대 왕정시대처럼 아버지 이재명이 곧 민주당, 민주당이 곧 국회라는 식의 오만함의 극치를 보였다"며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방통위원장 탄핵안, 방송4법까지 일방처리 하려 들고 있다. 지난 20대와 21대 국회를 보면 대정부질문 기간에는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 예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렵게 정상화된 국회를 의사일정 합의 없는 일방적인 강행 처리로 다시 파행시키지 않길 바란다"며 "여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원구성도 임시회 일정도 양보했다. 이제 야당도 수적 우위를 과시하며 힘만 앞세울 게 아니라 다수당 다운 책임을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간 합의된 의사일정에는 대정부질문만 있을 뿐 안건 상정은 없었다"며 "20대와 21대때 대정부질문 중 법안을 상정해 강행처리한 사례는 없을 뿐더러 민주당의 이와 같은 시도는 여야 합의정신에 위배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께서는 겨우 정상화시킨 국회를 다시 정쟁의 격랑으로 빠뜨리려 하느냐"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법대로를 운운하며 독주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식 법대로가 반복되면 우리 모두는 법안의 자유를 누리는 게 아니라 법에 묶인 수형자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를 다른 말로 입법독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도 입법독재 길 향해 가열찬 행진하는 야당 의원들께 고한다. 비양심적인 법 해석과 기형적 의사진행으로 국회를 파행으로 끌고가지 말아달라. 민주당은 국회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 우리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여야 관례를 무시하고 상임위를 독점한 민주당이 본격적인 입법 독재의 길을 걸고 있다"며 "민주당에게 여야 합의는 거추장스런 사치일 뿐이다. 관행도, 법도, 다수의 주먹 앞에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면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대정부질문을 하는 시간에는 기본적으로 안건 상정이 없다. 그것이 20대, 21대의 관례고 또 오랫동안 지켜온 일종의 원칙"이라며 "그런데 오늘부터 사흘간 대정부질문을 하게 돼 있는데 그때 안건 상정 한다는 건 여야간 합의도 없고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국회의장이 함께 편승해서 동조하면서 안건을 강행처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거기 대해 강한 항의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안건 상정이 강행이 될 경우 저희들은 거기에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야 전략이 바뀐 게 있냐'는 질문에 "일관된다. 부당한 의회 독주 입법 폭거에 대해서는 강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며 "민생이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민생정책 발굴 실현에 박차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리버스터에 들어가면 2일차 대정부질문은 못하느냐'는 질문에 "일단 지켜보자. 거기 일정 관해서는 또 상황이 유동적이라 그때그때 맞게 필요한 대응하겠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의장과 만나냐'는 질문에 "만나자고 하면 언제든지 대화할 것이다. 만남에 대해 주저함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 실무 준비 여부'에 대해서 "의장께서 상정하지 않으실 걸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준비돼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 당의 의원들은 필요하면 언제든 필리버스터에 응할 수 있는 자질과 준비가 돼 있다는 정도로 답변 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의사일정에 응하기 어렵다"고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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