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협회 '2023년 기업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이 2088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최근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29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기업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를 실시, 2일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원 총액은 2087억8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7%, 지원 건수는 1570건으로 19.1% 늘었다. 반면 지원 기업수는 515개사로, 같은 기간 9% 줄었다.
협회는 "조사가 시작된 1996년 이래 최대 규모"라면서도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10년간의 추이로는 사실상 정체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인프라 지원 몰려
미술·전시 분야 지원(307억원)은 전년 대비 0.7% 줄었지만, 전년에 이어 22위를 유지했고, 클래식 분야(174억원, 3.6↑)가 뒤를 이었다.
비주류·다원예술 분야(66억원)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66.2%↑) 상승했다. 융·복합 예술 등에 대한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영상·미디어(28억원, 18%↑), 연극(약 25억 원, 7.4%↑), 무용(13억원, 81.3%↑)에 대한 지원도 늘었다. 다만 이들 장르는 모두 전체 지원 규모에서 1~3% 정도로, 소외 장르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개별기업 부문 KT&G 1위·재단 부문 삼성문화재단 1위
KT&G는 서울·춘천·논산·부산지역에서 'KT&G 상상마당'을 운영하며 시각, 다원예술 뿐 아니라 비주류 장르에 대한 지원으로 국내 문화예술계의 다양성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의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호암미술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했다고 밝힌 기업은 전년 대비 5.9% 줄었다.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기업도 3.2% 감소했다. ESG 경영에 대한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기업의 경영 방식과 메세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역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3.7%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 지원 규모는 6.7% 증가했다.
협회는 "ESG 경영에 대한 관점이 변화하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분명하다"며 "기업은 ESG 경영 전략 파트너로서 문화예술을 인식하고 예술계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정체기에 놓인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지역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촉진에 주목하고 있다.
협회는 "문화예술 후원의 효과와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지역 곳곳에 메세나 단체가 설립돼 지난해에만 2개 단체가 출범, 현재 국내에는 총 8개 단체가 활동 중"이라며 "기업과 예술계의 파트너십을 연계하는 메세나 단체들이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 지원에 나서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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