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되면서 외환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외환당국은 거래 시간 확대에 따른 종가와 시초가 차이 축소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 해외 이벤트 발생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2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전날부터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기존 오후 3시30분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됐다. 연장 거래시간은 영국 런던 금융시장 거래시간을 모두 포괄하는 시간대로,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의 주 거래 시간에 원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들은 야간에 미국 주식·채권을 매수하는 등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할 때도 임시 환율이 아닌 시장 환율로 환전 가능해진다. 지난달까지는 외환시장 종료 후 미국 주식 매수를 위해서 환전 시 시장 환율보다 높은 환율로 1차 환전하고, 다음날 실제 환율로 정산해야 했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거래 연장에 따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역내 흡수를 기대하고 있다. NDF는 계약 환율과 만기 시점의 현물환율(지정 환율)간 차액만큼만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결제하는 선물환으로 시장이 불안할 때 원화의 투기적 경로로 이용됐다.
아울러 초기 변동성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오후 3시30분에 장을 종료하고, 다음날 오전 9시에 외환 시장이 개장하면서, 그 사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이벤트가 모두 한꺼번에 반영되며 종가와 시초가 차이가 컸을 때가 종종 발생했다.
예컨대 지난해 10월4일에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이 열리자마자 한꺼번에 반영되며 원·달러가 한번에 15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1월15일에는 간밤 예상을 밑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원·달러는 장초반 30원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새벽 시간대 거래량이 많지 않을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는 남아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통상 미국 경제 지표는 우리나라 시간대로는 밤에 발표되는데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다는 점에서 시장 충격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변동성 확대 요인 중 하나로 외환시장 선진화를 꼽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총선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이 원·달러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면서 "국내 외환 거래 시간이 새벽 2시까지 늘어난 것도 외환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재료"라고 언급했다.
한은 관계자는 "개장 시간 연장 자체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오후 3시 30분에 끝나는 것보다 새벽 2시에 장을 마치면 다음 장에 시작하는 환율 차이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보는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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