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25% 떨어진 8590만원
美·獨 정부, 보유 비트코인 거래소로 전송
주기영 "시장 미칠 영향 적을 것"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전날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8500만원대로 밀려났다. 미국과 독일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대규모 전송했다는 소식에 투심이 악화한 탓이다. 통상 가상자산을 거래소로 이동시키는 것은 잠재적 매도 신호로 간주한다.
27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25% 떨어진 859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1.68% 하락한 8598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1.67% 빠진 6만0782달러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10% 떨어진 476만원을, 업비트에서는 0.83% 하락한 476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0.82% 빠진 3367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1%대를 이어갔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8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38%다.
이날 시장은 미국과 독일 정부가 촉발한 잠재적 매도 압력에 흔들렸다.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임박한 데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8거래일만에 유입 전환했음에도 전날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언폴디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날 법원으로부터 비트코인 매도 허가를 받고 하루 만에 비트코인 4000개를 코인베이스에 입금했다. 총 2억4000만달러(3347억원) 규모다. 이는 마약 밀매업자 반미트 싱으로부터 압수한 물량이다. 미국 정부는 현재 비트코인 21만3546개(18조1908억원 규모)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캄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날 독일 정부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에서도 비트코인 3641개가 빠져나갔다. 비트코인 평단가 5만7500유로(8544만원)에 매도했다면 원화로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잇단 정부 이체 소식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진단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X를 통해 "미국 정부가 오늘 당장 비트코인 4000개를 매도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40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46·공포)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