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전년동월비 2.6% 감소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 수지타산 맞지 않아"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수원 권선구에서 12년 동안 미용실을 운영해온 신모(53)씨 혼자 일 한지 올해로 4년째다.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받아 같이 일하던 직원 2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혼자 12시간씩 주 6일, 매주 72시간 일한다.
신씨는 "혼자서 일하면 밥 먹을 시간이 따로 없어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급하게 먹는다"며 "대충 먹다 보니 위 건강이 안 좋다"고 홀로 일하는 것의 고충을 토로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를 부담하기 어려워 가족들과 번갈아 가며 가게를 지키거나 고용원 없이 '나홀로 사장'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기준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나홀로 사장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홀로 사장은 꾸준히 늘어왔지만, 최근 들어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홀로 고깃집을 운영하는 문모(67)씨는 "코로나 때는 희망이라도 있었지, 지금이 훨씬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기온은 33도에 육박했지만 문씨는 선풍기도 틀지 않고 가게 안에 앉아 있었다.
신씨 또한 "몸이 힘들어 폐업을 생각하고 있다"며 "주변에 혼자 일하던 사장님들이 폐업한 경우가 부지기수다"고 말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4000명(-2.6%)이 감소했다. 나홀로 사장들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결과다.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9000명(-1.9%) 줄어들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폐업률이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높아졌고, 폐업자 수는 전년 대비 11만1000명 늘어 91만1000명에 달한다.
원하지 않았지만 나홀로 사장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51)씨는 하루 12시간씩 주 84시간씩 일한다. 교대로 일하는 남편은 야간 근무를 도맡는다. 몸이 힘들어도 아르바이트 인력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13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송재현 점주도 "최저임금이 10년 사이 2배가 됐다"며 "지금은 하루에 12시간씩만 아르바이트를 써도 432만 원가량이 인건비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나이 든 부모님까지 근무 현장에 투입해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하고 있는 판이다"고 호소했다.
이에 2025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시행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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