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정책자금 잡아라"…VC 양극화 완화되나

기사등록 2024/06/22 14:00:00

최종수정 2024/06/22 14:06:51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오는 25일 시행

퇴직연금 출자 가능성도 추진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벤처투자 시장에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양대 정책 출자기관에 이어 추가로 대규모 자금이 확보되면서 중·소형 벤처캐피탈(VC)의 펀드 결성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상생협력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5일부터 공포·시행된다. 지난 2월 민간자금의 벤처투자 시장 유입 촉진 기반 확충에 따른 후속 조치가 4개월여 만에 발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상생협력기금은 대기업, 공공기관 등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촉진을 위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촉진을 위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연하는 기금이다. 2004년 재단 설립 근거가 마련됐고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상 출연 근거를 마련했다.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한 기업은 법령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기금의 용도를 지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기술협력 촉진 ▲임금격차 완화 ▲기금 운용 ▲거래공정화 등 12가지에서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벤처기금(펀드)출자가 새롭게 추가되며 13가지가 됐다. 누적 기금은 지난 5월 기준 2조4021억원,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4261억원 수준이다.

이번 개정 배경에는 고금리여파로 대체투자 시장 한파가 VC양극화 문제로 이어졌다는 데 있다. 중소형 VC들이 펀드 결성이 어려워지자 초기투자가 대폭 줄어들면서 초·중기 기업들도 자금난에 빠졌다. 실제로 2022년 11조원 규모가 결성됐던 벤처펀드는 2023년 6조6454억원 규모로 45%나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는 50여개로 규모는 1조411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3%가 증가한 수준이지만, 펀드 결성 양극화는 심화됐다.

정책자금과 민간 출자기관들을 살펴보면,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등 양대 정책 출자기관은 증가하고 있지만, 연금·공제회 등은 대폭 줄었다. 반면 금융기관, 일반법인, 기타단체 등이 늘어나면서 민간 자금 유입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VC 출자기관 추이 (사진=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재판매 및 DB 금지
VC 출자기관 추이 (사진=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중·소형 VC들의 펀드 결성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소형 운용사들이 주로 결성하는 1000억원 이하 규모의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기관은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 디캠프(은행권창업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은 700억원, 디캠프는 300억원 규모로 벤처펀드에 출자한다. 디캠프는 2012년 제1금융권 19개사가 844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창업재단이다. 초기 스타트업 발굴, 투자는 물론 한국성장금융 모펀드를 비롯한 벤처펀드에 출자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VC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으로 투자 산업군이 명확한데 반해 벤처투자 섹터는 명확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자금, 기술력으로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면서 초기기업 발굴이라는 벤처투자 본연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 중소형VC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2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일부의 벤처펀드 출자까지 추진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퇴직연금감독규정 9조에 따르면 퇴직연금의 벤처 출자는 불가능하다. 비상장 주식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때문이다.

또 고용노동부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도 '리스크'를 이유로 비상장 투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난 2019년 정부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상장 리츠(부동사투자신탁)투자는 허용된 바 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글로벌도 운용사 양극화는 피할 수 없지만 벤처투자의 핵심은 다양성이고 에너지, 반도체, 바이오 등 롱텀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중소형 운용사의 투자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급여소득자의 퇴직연금 수익이 2%초반인데 모태펀드는 19년동안 수익률이 7.7%에 달하는 등 장기 투자자금인 퇴직연금의 일부를 민간 모펀드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하면 퇴직연금 수익률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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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정책자금 잡아라"…VC 양극화 완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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