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출마' 원희룡 "친윤·반윤 문제 안 돼…힘 합쳐야"

[서울=뉴시스]하지현 한재혁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출마 뜻을 밝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서 모두 하나 되는 여당을 만들어 나가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가 작용했다는 일각의 해석에 "출마 결정은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향후 당정 관계 설정을 두고는 "싸우기만 하는 정치로는 불행해질 수 있다"며 화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임 당 대표였던 김기현 의원과 만난 뒤 취재진에게 "우리 당과 정부는 친윤(친윤석열)·반윤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힘을 합쳐서 국민의 생활을 낫게 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기에도 버겁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놓고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흐르자, 일부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전 위원장에 맞설 특정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원 전 장관의 출마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일각의 해석도 나왔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도한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견해의 차이가 있으면 생산적인 당내 협의를 통해 모두가 하나되는 여당을 만들어 나가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갑작스럽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두고는 "총선 패배 이후에 자숙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며 "자칫 (여당에서만) 싸우다가 불행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당원들의 걱정을 절박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어떻게 만들고 지켜온 당인데, 국민들에게 그런 불안감을 남겨두고 남은 3년 동안 어떻게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 있겠는가"라며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막바지까지 최종 결심을 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나왔던) 인천 계양을도 가장 어려운 데 가서 희생한다는 각오로 (총선에) 나섰는데, 지금 상황에서 어쩌면 더 큰 희생이 따르더라도 저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해서 (출마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 전날인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것을 두고는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윤상현·나경원 의원이 모두 다녀갔고 다 격려해 줬다(고 전했다)"며 "당에 워낙 쟁쟁한 사람들이 많으니 잘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이어 "저에 대해서는 나간다 안 나간다 (얘기가) 없었다. 남 이야기만 하고 왔다"며 "출마 결정은 별개로 해서 대통령께 전화상으로 구두 보고를 드린 것은 사실이다. 다른 주자들에게 했던 것과 동일하게 의례적인 덕담을 듣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사전에 윤 대통령과 출마 결정과 관련한 교감이 있었다는 추측에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동훈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인지 묻는 질의에는 "누가 됐든 간에 우리는 모두 여당"이라며 "(정부를) 남처럼 비판하고 정치적 자산을 개인화하려는 식의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싸우기만 하는 정치로는 불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 전 장관은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함께 출마할 러닝메이트가 있는지 묻는 질의에는 "대표 선거에 집중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앞으로 대표성을 갖추고 당정 간에 때로는 격론을 펼치더라도 원활하게 협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열심히 찾고 있지만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김기현 의원 외에 윤상현·김재섭·유용원·인요한·조정훈 의원실 등을 차례로 돌며 인사를 나눴다.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인요한 의원은 이날 "정치에 발을 들이면서 제일 어려울 때 도와줘서 눈물 나게 고마운 분"이라며 "가끔 하나님이 승리를 좀 지연시킨다. 하는 일이야 성공할 것"이라고 원 전 장관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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