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IT개발, 밤엔 불법 사이트 운영' 두 얼굴의 프로그래머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와 성착취물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며 억대 광고 수익금을 챙긴 IT 개발자가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저작권법 위반 및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른바 '누누티비'와 같은 영상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와 성착취물 사이트 7개를 운영한 혐의다.

A씨는 불법 사이트를 통해 드라마, 영화, OTT 프로그램 등 국내 콘텐츠 38만여개와 불법 성착취물 30만여개 등 총 68만여개를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해당 사이트에는 '선재 업고 튀어', '파묘', '더 글로리', '피지컬100', '나는 SOLO' 등 최신작들이 모두 공개돼 있었다.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던 A씨는 지인을 통해 '누누티비'와 같은 불법스트리밍 사이트 운영방식과 수익구조를 알게 된 뒤 2019년 5월 최초 태국 방콕에서 불법스트리밍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여러 개를 순차적으로 추가로 개설해 규모를 키웠고, 사이트의 월 방문자 수는 약 120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이트에 불법 업체의 배너광고를 게시하고 태국 현지은행 차명계좌와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약 1억2000만원의 범죄수익금을 챙긴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컴퓨터공학과 전공한 A씨는 10년 이상 IT 회사에서 모바일 앱개발 등 프로그래머로 일한 전문가로, 지속적으로 접속경로(URL)를 바꿔가며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왔다.

A씨는 IT 회사를 다니면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체부와 미 국토안보수사국 간 협업을 통해 인천 부평구에 있는 주거지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큰 노력을 하지 않고도 본업인 프로그래머 일과 병행하며 큰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부업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운영한 사이트를 모두 폐쇄 조치했으며 범죄수익금 등을 추가로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창작자들의 창작 의지를 상실하게 하고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와, 피해자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성착취물 사이트 모두 무관용 원칙으로 운영자들을 추적,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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