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틀간 일정 열릴 예정
3년 전 아프간 장악 탈레반 정부 아직 국제사회 미승인
여성인권, 경제상황 악화 속 국제사회 지원 기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는 유엔 주재로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이틀 일정의 ‘3차 도하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탈레반과의 포용을 위해 1년 여 전 시작한 절차에 탈레반 지도부가 참석하는 첫 사례라고 미국의 소리(VOA)가 16일 보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각) 아프간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제3차 도하회의 의제에 대해 내부 논의를 진행했으며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투자를 촉진하는 어떤 회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회의에 대한 어떤 조건도 언급하지 않았다.
구테흐스는 2023년 5월 첫 도하회의에는 탈레반을 초대하지 않았고, 올해 2월 두 번째 도하회의에는 탈레반이 초대를 거부했다.
탈레반은 2차 도하회의를 앞두고 유엔에 대표단만 국가의 공식 대표단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프간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참석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같은 제의를 거부했다.
탈레반이 이번 회의에는 아무런 조건도 제시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부의 많은 최고 지도자들이 테러와 관련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의 16일 발표는 도하회의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아프간과 국제인권 감시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고 VOA는 전했다.
3년 전 재집권한 탈레반은 이슬람에 대한 그들의 가혹한 해석에 따라 여성들의 교육과 공공 생활에 대해 광범위한 제한을 가했다.
12세 이상의 아프간 소녀들은 중등학교에 다니는 것이 금지되며, 여성들은 보건의료와 일부 다른 부문을 제외하고는 유엔을 포함한 공공 및 민간 사업장에 다니는 것이 금지된다.
여성은 가까운 남자 친척을 동반하지 않는 한 도로나 항공으로 장거리 이동이 허용되지 않으며 공원, 체육관, 목욕탕 등 공공장소 방문도 금지된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히바툴라 아크훈자다는 여성 권리 제한 등 그의 통치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을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150만 명의 소녀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노골적으로 침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4천만 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빈곤 국가의 경제 및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되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생존을 위해 식량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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