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박진선 대표이사 사장의 장남
서울대서 컴퓨터 전공…LG전자 근무도
악화되는 수익성 돌파구 찾을지 관심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유통업계 오너 3·4세들이 각 기업의 새 먹거리 발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샘표의 박용학 해외사업본부장 상무가 새로운 타개책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 상무는 1978년생으로 샘표 3세인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의 장남이다.
현재 박 사장은 지주사인 샘표와 그룹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샘표식품을 포함해 조치원식품, 양포식품 등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 상무를 맡고 있다.
박 상무는 샘표식품과 양포식품의 상무와 샘표아이에스피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진 않지만 그룹 내 영향력을 넓혀가며 승계구도를 굳혀가는 분위기다.
박 상무는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UCSD(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얻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2011년 LG전자에 입사하면서부터다. 2017년까지 근무한 그는 책임연구원을 맡았다.
2017년 11월 샘표식품에 입사한 박 상무는 연구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해외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기업의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타 오너 3·4세들처럼 해외 영향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샘표 그룹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샘표식품은 최근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샘표는 해외 진출 확장뿐만 아니라 파스타 브랜드 '폰타나', 육포 브랜드 '질러' 등 장류 외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3월엔 신규 중식 브랜드 '차오차이'를 출시했다.
동파육, 고추잡채, 마라샹궈 등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음식을 5~8분 만에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오차이는 중식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해외지사를 통해 중국 사천의 피센 두반장과 화자오, 마자오 등 최상급 향신료를 도입해 만들었다.
해외 시장에 한식을 알리는 마케팅 활동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샘표는 5월 프랑스 디종미식박람회장에서 진행된 한식 교류 행사 '꼬레 도르(Corée d’Or) 황금의 땅 대한민국'에 후원사로 참여해 'K소스'를 알렸다.
전통 한국을 접할 기회가 적은 유럽 현지인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참여한 이번 행사엔 연두와 유기농 고추장, 새미네부엌 김치양념 등 한식 소스를 지원했다.
또 같은 달 서울 중구 샘표 본사 1층에 마련한 '우리맛공간'에 미국 조지아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 학생들을 초대해 직접 한식을 만드는 쿠킹클래스를 열었다.
평소에 한국 식문화에 관심이 있던 조지아대 학생과 교수진 22명은 시금치무침과 어묵볶음, 고추장불고기 등 만들기 쉽고 응용하기 좋은 한국 대표 요리를 시연으로 배우고, 겉절이와 김밥을 직접 만들었다.
샘표가 이처럼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가운데, 박 상무가 샘표식품의 수익성 개선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샘표식품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 감소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사장의 연봉은 2020년 9억6500만원에서 2021년 9억6300만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까지 3년째 동결됐다.
원자재 부담까지 더해지며 샘표식품은 결국 올해 6월 간장 제품 가격을 평균 7.8% 올렸다.
인상 품목은 약 30 종으로, 대표 제품인 '샘표 양조간장 501' 가격은 11.8% 인상했다.
2022년 17개 제품의 가격을 11.5% 올린 지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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