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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iOS…17년 만에 꺾인 애플 고집들

기사등록 2024/06/12 06:01:00

최근 통화 목록 개선…'터치 한 번으로 전화 연결' 문제 해결된다

홈 화면 앱 자유 배치·통화 녹음 등 추가…iOS 생태계 문도 열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플라자 광화문역점에 진열된 아이폰 15 시리즈. 2023.11.2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플라자 광화문역점에 진열된 아이폰 15 시리즈. 2023.1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아이폰의 iOS 18에서 업데이트의 핵심인 AI(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그간 이용자들이 바라왔던 불편점들이 대거 개선될 전망이다. 통화 목록을 잘못 눌렀을 때 곧바로 원치 않는 전화가 연결되거나, 강제적으로 빽빽하게 정렬됐던 앱 배치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 녹음 기능도 제공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진행한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애플의 첫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트'를 담은 iOS 18 등 신규 OS(운영체제) 업데이트 내용을 사전 공개했다.

"전화 잘못 걸었네" 아이폰 불편 사라진다…부족함 많지만 '통화 녹음'도 최초 도입

이번 iOS 18 업데이트는 시리 성능 개선, 챗GPT 도입 등 AI 기능이 핵심이지만 기존에 아이폰 이용자들이 바라왔던 편의성 개선 사항들도 다수 포함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통화 목록'의 개선이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꼽는 아이폰의 최대 단점 중 하나는 바로 최근 통화 목록에 있는 전화번호를 누를 경우 곧바로 상대방에게 전화로 연결된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그저 화면을 내리거나 심지어 통화를 마친 뒤 얼굴로도 터치되는 경우가 빈번했고, 통화가 연결된 뒤 곧바로 종료를 눌러도 상대방의 전화기에 부재중 통화가 남아있는 등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았다.

iOS 18 업데이트 이후에는 이같은 문제가 개선돼 한번의 터치 만으로 전화가 연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는 최근 통화 목록에 있는 전화번호를 누를 경우 곧바로 통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번호에 대한 연락처 정보가 먼저 표출되고, 그 후 '통화'를 한 번 더 눌러야 전화가 걸리게 된다.
WWDC24에서 공개된 iOS 18의 주요 개선 사항 요약.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WWDC24에서 공개된 iOS 18의 주요 개선 사항 요약.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07년 아이폰의 첫 등장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던 앱 배치 기능도 개선된다. 기존에 아이폰에서는 앱을 배치할 경우 공백 없이 모든 앱이 빽빽하게 정렬돼 있었다. 예를 들어 앱 배치가 'A B C D'와 같은 형태로 돼있을 경우 B와 C 자리를 공백으로 두고 'A----D'처럼 배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배경화면 사진을 앱들이 가릴 수밖에 없어 이 또한 이용자 불편을 야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홈 화면에서 앱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완전히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개선 이후에는 배경화면을 가족, 연인, 친구 사진 등으로 설정해도 앱이 사진을 가리는 일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iOS 18에서 애플이 고집을 꺾은 또다른 대표 사례는 '통화 녹음' 기능의 첫 도입이다. 통화 녹음 기능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과 연동돼 AI가 녹음된 음성 통화 내용을 텍스트화, 요약해주게 된다. 다만 기본적인 통화 녹음 기능은 iOS 18만 설치되면 AI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 구형 아이폰이더라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통화 녹음의 단점으로는 녹음 여부가 사용자와 통화 상대방 양측에게 모두 고지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통화 녹음이 양측에 모두 고지되면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애플이 통화 녹음 쌍방 고지를 도입한 것은 미국의 일부 주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동의 없는 통화 녹음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 iOS 18이 개발자용 베타 버전으로만 공개됐고, 상용화는 올 하반기에서 내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통화 녹음 자체가 합법인 우리나라와 같은 지역에서 쌍방 고지 기능이 제외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닫혀있던 애플 생태계 문도 열려…iOS 18에 '챗GPT' 들어오고 'RCS 규격'도 도입

또 이번 iOS 18은 그간 애플이 고수해왔던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AI 기능 도입을 위해 외부 업체인 오픈AI와 손 잡고 챗GPT를 아이폰에 이식시켰고, 아이메시지 독자 규격이었던 메시지 앱에도 안드로이드 폰과 연동되는 RCS가 지원된다.

iOS 18 업데이트의 핵심인 애플 인텔리전트는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제 시리에는 오픈AI의 챗GPT 기능이 통합돼 곧바로 챗GPT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시리 대신 챗GPT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할 수도 있다. 아이폰 시스템 전반의 쓰기, 이미지 도구 등에도 챗GPT가 통합된다.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 행사에서 iOS18을 비롯한 새로운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 대해 발표했다. iOS18에는 애플의 첫 AI(인공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과 함께 다양한 사용자 기능이 추가됐다. 2024.06.11.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 행사에서 iOS18을 비롯한 새로운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 대해 발표했다. iOS18에는 애플의 첫 AI(인공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과 함께 다양한 사용자 기능이 추가됐다. 2024.06.11.
지난해부터 언급됐던 아이폰의 RCS 도입도 공식화됐다. 구글과 유럽연합(EU) 등이 아이메시지 생태계 빗장을 풀기 위해 수년 간 압박을 가한 결과다.

RCS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채택한 메시지 표준으로 지난 2019년께부터 전세계에 본격적으로 보급됐다. 이용자 간 무료 텍스트 전송, 5MB 이하 파일 무료 전송, 보내기 취소, 그룹 채팅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마치 카카오톡처럼 와이파이 환경에서 메시지나 사진 등을 주고 받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구글 등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RCS가 빠르게 정착했다.

그럼에도 애플은 수년 간 자체 메시지 규격인 아이메시지를 고집해왔다. 그러다보니 아이폰으로 안드로이드폰에 사진·동영상 등을 보낼 경우 화질이 저하되거나 특정 환경에서는 아예 전송조차 되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iOS 18부터는 메시지 앱에서 RCS를 지원하게 됐다. 아이폰-안드로이드 폰 간에도 기존의 SMS/MMS 규격보다 더 안정적으로 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업데이트를 두고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iOS 18은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화 옵션, 사진 앱의 대대적인 개편, 메시지 앱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는 강력한 방법 등 경이로운 신기능을 자랑하는 역대급 iOS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장점을 갖추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iOS 18을 얼른 직접 경험해보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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