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들이 사람처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소통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 주립대학교(CSU) 연구진이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삼부루 국립 보호구역의 코끼리 101마리를 관찰한 결과 코끼리들이 개별적인 이름과 같은 호칭 소리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계 학습(머신러닝) 모델을 이용해 어떤 코끼리와 소통하는지에 따라 다른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이 내는 소리 가운데 특정 코끼리를 부르는 소리로 추정되는 음향 469건을 분류하고 코끼리 무리에 소리를 들려줘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폈다.

그 결과 코끼리들은 자신을 부르는 것으로 분류된 특정 소리에 더 강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는 더 큰 소리로 반응하거나 해당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에 다가오기도 했다. 특히 친구나 가족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때 더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반면 다른 코끼리를 부르는 소리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코끼리가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고 있고,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복잡한 동물임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코끼리도 사람처럼 대화할 때마다 항상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른 코끼리가 어린 코끼리를 부를 때나 먼 거리에서 대화할 때 이름을 부르는 빈도가 높았다.

상대의 소리를 흉내 내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돌고래, 앵무새와 달리 코끼리는 사람이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이름 소리를 자의적으로 정해 상대를 호칭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코끼리의 의사소통은 수천만 년 전 인간의 의사소통이 진화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코끼리가 음식, 물, 장소 등 매일 접하는 다른 사물의 이름을 지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코끼리가 얼마나 영리하고 흥미로운 존재인지 보여준다"며 "이것이 코끼리의 보존과 보호에 관한 더 큰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