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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직 복구 중인데 장마 걱정"…예천군 수해현장 '공사 중'

기사등록 2024/06/12 06:00:00

사방댐 쌓고 무너진 제방 축조 '구슬땀'

복구 중 큰 비 올까 아직은 불안

전체 수해 복구율 60% 진척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이 쌓여 있다. 2024.06.12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이 쌓여 있다. 2024.06.12  [email protected]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아직 복구 중인데 장마철이 다가오니 걱정이 많이 돼요. 큰 비가 오면 지금도 무섭지. 작년 수해 때 동네 집들이 많이 피해를 봤어요. 떠내려가고 부서지고. 복구공사가 빨리 끝나야 할텐데…"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던 권차영(88) 할머니는 "동네 수해복구가 내년에야 끝날 것 같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이 마을은 지난해 7월15일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주민 2명이 숨지고, 마을 곳곳에 큰 피해가 났다.

지난 10일 찾은 진평2리 입구에는 '수해복구 작업 중'임을 알리는 현수막과 입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파손된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한 가옥에 '접근 금지'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4.06.12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파손된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한 가옥에 '접근 금지'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4.06.12  [email protected]
진흙뻘과 자갈, 온갖 쓰레기에 묻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마을길과 논밭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히 정리된 모습이다.

하지만 마을 안길을 따라 흐르는 조그만 하천은 뒷산에서 진행 중인 사방댐 2개 조성 공사로 인해 흙탕물로 변했다.

제방 복구공사 현장은 당장 큰 비라도 내리면 또다시 휩쓸려 무너질 듯 아직은 불안스러웠다.

인근 벌방리도 지난해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곳곳에 켜켜이 쌓였기는 마찬가지다.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이 쌓여 있다. 2024.06.12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이 쌓여 있다. 2024.06.12  [email protected]
벌방리는 지난해 7월 새벽에 쏟아진 집중 폭우로 주민 2명이 실종되고, 23곳 가옥이 파손됐다.

마을 입구 양쪽에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톤백 모래주머니가 여전히 줄지어 쌓여 있고, 하천을 따라 위험을 알리는 통제선이 설치됐다.

산에서 굴러오며 많은 가옥들을 파괴한 집채만한 바위덩어리 수백개는 차광막에 덮여 하천 및 도로변 곳곳에 자리잡았다.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뒷산에서 수해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2024.06.12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뒷산에서 수해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2024.06.12  [email protected]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가늠케 하는 이들 바위덩어리는 앞으로 사방댐 조성 및 하천 복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마을 뒷산 초입에서는 평년과 비슷한 강우 시 토사유출을 예방할 수 있는 사방댐 9개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사방댐 공사가 끝나는대로 마을 진입로 및 하천 폭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넓게 확장된다.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은풍면 금곡2리 지경터마을에서 수해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06.12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은풍면 금곡2리 지경터마을에서 수해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06.12  [email protected]
마을 앞에 긴급히 설치한 임시조립주택에 거주하던 이주민 11세대 중 1세대만 올해 초 집을 새로 지어 복귀했다.

군은 나머지 10세대는 기존 자택으로 복귀하기 어렵다고 보고, 마을 입구에 이재민 이주단지를 새로 조성하기 위해 토지 취득을 협의 중이다.

박우락 벌방리 이장은 "토사유출을 예방할 수 있는 사방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전에 없던 사방댐 9개가 만들어지고, 마을 하천 폭이 크게 확장되면 앞으로 큰 비가 와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은풍면 금곡2리 지경터마을에서 수해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06.12  kjh9326@newsis.com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군 은풍면 금곡2리 지경터마을에서 수해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06.12  [email protected]
예천군은 지난해 7월15일 새벽 집중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사망 15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와 많은 가옥이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다.

사유시설 피해는 주택 전파·유실 71동, 농경지 침수·유실 213㏊, 농작물 도복·침수 772㏊ 등이다.

공공시설은 도로 38곳, 하천·소하천 62곳, 상하수도 및 수리시설 31건, 산사태·임도 42건, 소규모시설(기타) 135건 등이 유실되거나 부서졌다.

예천지역 재해복구는 252건(자체 168건, 타기관 84건)으로 총사업비 1922억원이 투입된다.

소규모 공사는 올 상반기 중, 중규모 공사는 올 연말, 큰 공사는 내년 하반기 완료할 계획이다.

황재극 예천군 안전재난과장은 "현재 전체 복구율은 대략 60% 정도"라며 "복구에 따른 농지·산지 전용,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토지 수용 및 보상 등 행정절차가 있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사업 규모별로 예정된 기일 내에 복구공사를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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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직 복구 중인데 장마 걱정"…예천군 수해현장 '공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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