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휴진 보류는 굴복아니다…현장 지켜달라"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서울대 의대 및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총파업) 돌입을 선언한 가운데,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이 "교수님들이 휴진 의사를 보류하고 의료 현장을 지키시는 일은 굴복이 아닌 희생"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유 총장은 1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학교병원 구성원께 드리는 서신'을 통해 "제가 앞장서서 (의료계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수개월 동안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우리 사회는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 공백으로 인한 불안과 불편, 의대 교수, 학생, 병원 전공의, 전임의가 느끼는 상실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의료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중압감에 모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관하여 누구도 하나의 정답을 제시할 수 없겠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험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현재 상황을 속히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역시 큰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저 역시 서울대학교 총장이자 서울대학교병원 이사장으로 현재의 상황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유 총장은 서신에서 서울의대 및 병원 구성원들에게 집단 휴진을 보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교수들에겐 "휴진 의사를 보류하고 진료와 교육의 현장을 지켜달라"고, 전공의와 전임의에겐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 진료와 수련에 매진하면서 의사와 피교육자로서 처우 개선 등 관련 논의를 이어가달라"고 했다. 휴학 중인 의대생들에겐 "학교로 복귀해 미래를 준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뜻은 대학과 병원이, 그리고 제가 앞장서서 정부에 전달하고 설득하겠다. 저와 대학, 병원을 대리인으로 생각하고 의견을 주면 책임지고 의견을 대변하고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총장은 정부에겐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들이 느끼는 상실감을 공감하면서 법리를 뛰어넘는 최대한의 선처와 관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 총장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의사, 학생, 대학, 병원이 모두 참여하는‘대화의 장’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이번 주가 가기 전에, 모든 관계자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길 희망한다. 지난 3월에 제안드렸던 것처럼 제가 다시 대화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썼다. 앞서 유 총장은 지난 3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 연석회의를 두 차례 주관하고 국민, 의료계, 정부 모두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끝으로 유 총장은 "교수님들이 휴진 의사를 보류하고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일을 우리는 굴복이 아닌 희생으로 생각한다. 전공의·전임의들의 복귀, 학생들의 교육 현장 복귀 역시 책임감과 희생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을 지키면서,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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