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가해자 영상 삭제…피해자 측 "소통 없었다"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던 유튜버가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피해자 지원단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한 곳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유튜브 '나락보관소'가 오후 5시40분께 '밀양 피해자 분들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해자 분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제가 제작한 밀양 관련 영상들도 전부 내렸다'라고 쓴 공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피해자 분들은 지난 5일 오후 이후 해당 유튜버와 소통한 바 없다"면서 "6일에도 '나락보관소'는 일방적 영상 업로드를 지속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나락보관소'는 마치 피해자들과의 긴밀한 소통 끝에 피해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영상을 내린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지를 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측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반영하지도 않았던 유튜브 '나락보관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피해자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향후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그 어떤 제3자에 의한 공론화도 피해자의 안녕과 안전에 앞설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지난 2일부터 '밀양 사건 주동자'라며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잇따라 공개했다. 해당 유튜버는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는 등 관련자들의 신상을 게시해 왔다.

해당 유튜버는 현재 채널의 모든 영상을 삭제하고 계정명도 바꾸는 등 잠적한 상태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남학생 44명이 여중생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사건에 연루된 고등학생 44명 중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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