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두 달 연속 4000건 넘겨…주택 매수세 회복
거래량 평년 수준 이하…집값 반등 예단 시기상조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매수 문의가 늘면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도 소폭 늘었어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매수 대기자들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매매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예전처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 달 연속 4000건을 넘어서며 주택 매수세가 회복하고 있다. 특히 거래량이 두 달 연속 4000건을 상회한 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던 2021년 7월(4673건)과 8월(4059건)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이전 월 평균 6000~8000건 수준에 비해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1~2년간 흐름을 비교하면 거래량 증가가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435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2021년 8월 4065건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2022년 10월에는 559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8월 4035건까지 회복하며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더니, 지난 3월 4215건으로 올라섰다. 지난 5월 거래량은 3225건으로,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최종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대출금리 인하가 선반영 돼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연 3%대로 낮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셋값이 55주 연속 상승하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매매수급지수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5.7로, 전주(94.3) 대비 1.4p(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팔려는 사람보다 살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기준선보다는 낮지만, 지난 2월 첫째 주(82.9)를 저점으로 같은 달 둘째 주부터 반등하더니 17주 연속 상승세다.
부동산시장에선 거래량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값의 추세적 반등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거래량이 일부 회복했지만,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기 때문에 최근 집값 회복세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상승 전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주택 거래량이 다소 늘고, 집값도 상승했으나,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주택 매수세 일부 회복됐다고 봐야 한다"며 "일부 지역에 한해 거래량이 다소 늘어났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거래량을 두고 집값 상승 전환을 예단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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