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부터 거부권 정국·개헌 등 과제 산적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회 자체에 대해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부터 '반쪽 개원'을 할 정도의 극한 대치 국면 속 선출로 향후 2년간 여야 협치를 이끌어야 할 중책을 맡게 됐다.
우 의원은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국회의장 선거에서 재석 192명 중 찬성 189표를 얻어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가 열렸다며 표결에 불참한 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반쪽짜리' 본회의를 마주한 우 신임 의장은 당장 여야 원 구성 협상을 과제로 안게 됐다.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와 운영위의 배분을 놓고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사실상 원 구성의 열쇠는 의장에게 넘어간 상태다. 우 의장은 첫 본회의를 마치는 대로 여야 원내대표를 소집해 상임위 배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합의 불발 시 상임위 독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4년 전에는 47일간의 협상 끝에 상임위를 모두 가져간 전례가 있는데 이번에는 국회법을 앞세워 서둘러 상임위 구성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첫 본회의부터 불참하는 강공을 펼쳤다.
우 의장은 후보 내정 이후 원 구성의 제1원칙은 '국회법'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우선적으로 여야에 추가 협의를 요구한 뒤 끝내 합의하지 못한다면 의장 직권으로 상임위를 배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늦어도 6월에는 원 구성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이 의장의 덕목인 정치력과 중재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거부권 정국도 풀어야 할 숙제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재발의하는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조국혁신당도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며 특검 정국에 가세했다.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강행 처리된 법안을 윤 대통령이 거부하고,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재표결하는 행태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우 의장은 반복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는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입법부 수장으로서 정쟁이 격화할 특검법과 쟁점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개혁·민생 의장'을 기치로 내건 만큼 민생·경제 법안에 집중하고 특검법 등은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회의장들의 숙원인 '개헌' 역시 물려받게 됐다. 우 의장도 앞서 '5·18 정신 헌법전문 수'과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 등을 의장 공약으로 내세웠다. '5·18 정신 헌법 전문'에는 여야 간 견해차가 거의 없지만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야권이 밀어붙이고 있다. 혁신당은 더 나아가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임기부터 4년으로 단축하자는 입장이어서 개헌 내용을 두고는 여야가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대치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어서 국회의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특정 정당 독주에만 힘을 보탤 때는 민주당도 역풍을 맞을 수 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실현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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