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불법 구매·소지 혐의…배심원단 12인 확정
4일 공판 재개…모두진술, FBI 요원 증인 신문
바이든 "아들 자랑스럽다"…질 여사, 재판 방청
[서울·워싱턴=뉴시스] 이혜원 기자, 이윤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총기 불법 소지 혐의 형사재판이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않겠다면서도, 아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고 발언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직접 재판을 지켜봤다.
3일(현지시각)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은 이날 헌터 바이든의 총기 불법 소지 혐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배심원단 선정 절차에 돌입, 이날 확정했다. 남성 6명과 여성 6명으로, 대부분 흑인이다.
마약 중독으로 친구 여러 명을 잃었다는 여성과 대마초 흡연자도 총기를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배심원도 포함됐다.
후보 중엔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고(故) 보 바이든과 스쿼시를 친 적 있다고 말한 주민도 있었다. 바이든 일가와 친분으로 공정성이 우려돼 배심원단에선 배제됐다.
공판은 4일 이어진다. 모두진술과 수사에 참여한 FBI 요원의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헌터 바이든은 2018년 10월 델라웨어주 한 총기상점에서 거짓으로 서류를 작성하고 권총을 구매해 11일간 불법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총기 불법 소지 및 탈세 혐의로 헌터 바이든을 기소했다. 유죄 인정 후 형량 감경 협상을 통해 재판 없이 벌금형을 받기로 했으나, 법원이 형량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헌터 측이 무죄를 주장하고 나서 재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헌터 바이든이 마약 중독 이력이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거짓으로 총기를 구매하고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으며, 불법적으로 일정 기간 총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징역 25년 또는 75만 달러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다만 통상적으로 불법 취득 총기를 타인에게 사용한 경우가 아니면 중형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한다.
한터 바이든 측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공화당의 정치적 압박으로 법무부가 기소에 나섰다고 반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판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아들을 믿는다는 성명을 통해 지지를 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저는 대통령이지만 아버지이기도 하다. 아들을 사랑하고, 오늘날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 "진행 중인 연방법원 재판에 대해선 대통령으로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아버지로서는 아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 존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은 많은 일을 겪어왔고, 앞으로도 우리 가족을 위해 사랑과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기내 브리핑에서 "바이든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항상 미국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재판으로 대통령직 업무 수행 능력에 방해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질 바이든 여사와 딸 애슐리 바이든 등은 직접 법정에 나와 재판을 방청했다.
이번 재판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 사건은 아니지만, 아들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성 추문 입막음 비용 부정 지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아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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