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주점, 내부 PC가득…시민제보→수사→게임장적발

[수원=뉴시스] 문영호 기자 = 경찰이 탐문 등 한달여간의 수사 끝에 무등록 게임장을 급습해 외국 국적의 운영자를 붙잡았다.

시민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제보를 경찰이 허투루 듣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이룬 성과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기동순찰3대는 지난달 31일 밤 9시30분께 안산시 단원구 주택가에서 운영되던 무등록 게임장에 대한 단속을 벌여 우주베키스탄 국적의 A(35·여)씨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안산지역 도보순찰을 담당한 경기남부경찰청 기동순찰3대 12팀은 한달여전 도보순찰 중에 한 시민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겉에는 주점이라고 돼 있는데 안에는 컴퓨터 같은 것들이 가득하다"는 제보였다.

경찰은 이 제보를 흘려듣지 않았다. 순찰 때마다 해당 건물을 무심한 듯 눈여겨 보며 조사를 벌였다. 사람의 눈 높이에서는 내부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가게 인근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활용, 가게 안에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것을 확인했다. 또 지금은 주점인 듯 외관이 꾸며져 있지만 과거에는 이곳이 PC방이었다는 것도 파악했다.

경찰은 이곳이 학교와 50m 이내 거리에 위치해 PC방이 들어설 수 없는 구역이라는 점에 착안, 불법게임장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진입 작전을 구상했다.

관건은 어떻게 내부에 진입하는가였다. 감시원이 항상 밖을 주시하면서 경찰 단속 등에 대비하고 있었고 사전 약속이 돼 있는 사람들에게만 리모컨으로 문을 열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용환 팀장 등 12팀은 단속을 계획한 뒤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

대원 2명이 배달 기사 등으로 위장했고 다른 대원들도 인근에서 잠복 대기했다. 배달기사로 위장한 대원이 위장 게임장 입구 근처로 이동했을 때 마침 문이 열렸고 대원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출입문을 확보, 나머지 대원들이 일시에 급습해 게임 현장을 단속할 수 있었다.

단속 당시 현장에는 슬롯머신 형태의 게임기 14개가 운영 중이었다. 10여명의 외국인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단속 과정에서 불법체류 외국인 1명도 적발했다.

경찰은 또 사건 현장이 학교 주변 50m 이내로 청소년 유해업소가 들어서서는 안 되는 '절대보호구역'인 점을 들어 A씨에게 교육환경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불법환전을 했는지 여부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박 팀장은 "이번 단속은 도보순찰을 하면서 들은 제보를 흘려듣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옆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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