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돈이 없어요"…사직 전공의, 생활고 호소해 600만원 뜯어내

기사등록 2024/05/31 15:26:11

최종수정 2024/05/31 15:36:07

[서울=뉴시스]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DB)
[서울=뉴시스]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부산 지역의 한 사직 전공의가 생활고를 호소하며 선배 의사들에게 수백만원의 후원금을 빼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수십 명의 피해자들 중 일부는 경찰 고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의사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부산 지역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4년차 전공의(20대)로 근무했던 A씨는 이달 초부터 커뮤니티를 통해 선배 의사들에게 생활고를 호소하며 후원금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본인이 재직했던 병원과 전공과가 아닌 전문의들에게 같은 병원, 같은 과 후배인 것처럼 자신을 소개했다. 응급의학과 의사에게는 자신이 응급의학과 전공의라고 소개했고, 내과 의사에게는 자신이 내과 전공의인 것처럼 속였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선배 의사들에게 적게는 10만~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씩 후원금을 받았고, 2주 만에 총 605만원을 챙겼다.

하지만 A씨를 수상하게 여긴 한 의사가 커뮤니티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A씨는 지난 29일 같은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다. A씨는 후원금 605만원 중 215만원을 당사자들에게 돌려줬고, 나머지 금액 등은 후원자가 특정되지 않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후원자가 반환을 거부한 금액에 대해선 의사협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A씨는 "단순히 같은 과 전공이라고 하면 전문의(선배 의사)가 후원해줄 것 같아 사칭하게 됐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 100일이 넘은 가운데 수련병원 이탈로 소득이 끊기면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사직 전공의가 늘어나고 있다.

선배 의사들은 생계 지원금 지급 사업, 무이자·저금리 대출 방안 등 선심성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이달 2일부터 21일까지 사직 전공의 1646명이 의협에 생계 지원금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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