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4원 넘게 급등하며 20일 만에 다시 1370원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며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는 전일대비 14.4원 오른 1379.4원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 지난 9일(1370.1원) 일후 첫 1370원대다. 장중 최고가는 1380.2원, 저가는 1371.8원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면서다. 연방준비제도의 기업 평가 보고서인 5월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소폭 내지 완만하게'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굳이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줄었다는 얘기다.
이 결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의 연준의 9월 인하 확률은 47% 수준으로 절반을 채 미치지 못했다.
이는 그대로 미 국채 경매 부진으로 나타나며 국채 금리 수준을 높였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4bp(1bp=0.01%포인트) 오른 4.616%까지 올랐다. 4주 만에 최고치다.
이 영향으로 달러화는 강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05선 중반대로 올랐다.
엔화 약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원화와 연동이 짙어진 엔화가 힘을 잃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154엔 수준에서 움직이던 엔·달러는 이날 장중 157엔 후반대에서 움직이며 장중 한때 157.63엔까지 올랐다.
국내 증시 하락세도 원화 가치를 짓눌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41.86포인트(1.56%) 떨어진 2635.44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6.46포인트(0.77%) 떨어진 831.99에 거래됐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783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