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3조원어치 풀리나"…'파산' 마운트곡스, 청산 코인 출회 우려

기사등록 2024/05/29 04:00:00

최종수정 2024/05/29 09:48:52

마운트곡스, 5년 만에 첫 이체

비트코인 14만개 움직여…"단기 하락 우려"

전 CEO "상환 준비는 맞아…매도 단계는 아냐"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지난 2014년 해킹으로 파산한 일본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청산 물량이 코인 시장에 찬물을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13조원어치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이동하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마운트곡스는 전날 자체 콜드월렛(오프라인 가상자산 지갑)에서 비트코인 14만1686개를 신규 가상자산 지갑으로 이체했다. 총 13조1055억원 규모로, 전체 가상자산 지갑 보유량 순위로는 3위에 달한다.

해당 이체 소식이 나오자마자 시장은 바로 움츠러들었다. 전날 오전까지 9500만원대 횡보 중이던 비트코인이 소식 직후 9300만원대까지 급락한 것이다. 최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19B-4 승인 효과를 기대했던 시장을 급격히 식힌 모습이었다.

이는 마운트곡스 상환 절차 마감일이 오는 10월 31일인 점을 감안한 결과다. 사실상 향후 5개월을 상환 가능 시기로 볼 때 청산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매년 코인 시장을 공포에 떨게 했던 마운트곡스발(發) 악재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그간 투자자들은 마운트곡스가 상환을 시작하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마운트곡스 파산 이후 10년간 묵혀있던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터질 것이란 시나리오에서다. 실제로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마운트곡스가 일부 채권자에게 현금(엔화) 채권 상환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비트코인은 곧바로 급락했다.

전문가들 역시 마운트곡스발 압력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업체 K33은 지난 9일(현지시간) "마운트곡스발 매도 압력은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잠재적 매도 압력이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정책 불확실성 등과 더해지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이체가 5년 만에 이동이란 점에서 단기 하락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28일(현지시간) "마운트곡스가 지난 201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콜드월렛에서 신규 주소로 비트코인을 옮기자 시장은 매도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단기 하락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채권자들이 상환받은 비트코인을 곧바로 매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마운트곡스발 악재에 따른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알렉스 쏜 갤럭시디지털 리서치 총괄은 "개인적으로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이 비트코인을 상환받아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할 당시 고문이었던 샘슨 모우 역시 "10년을 버텨온 채권자들이 서둘러 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다른 대체 자산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마운트곡스 측은 전날 이체가 채무 상환 준비 목적임을 인정했다. 다만 아직 매도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마크 카펠레스 마운트곡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더블록과 인터뷰에서 "마운트곡스발 이체는 채권자 채무 상환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내부 월렛 간 이체"라며 "현재(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8시)까지 마운트곡스 보유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마운트곡스는 당시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를 차지한 만큼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잃고 파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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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3조원어치 풀리나"…'파산' 마운트곡스, 청산 코인 출회 우려

기사등록 2024/05/29 04:00:00 최초수정 2024/05/29 09: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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