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액상 불법유통 심각…"청소년 접근 막아야"

기사등록 2024/05/28 16:08:17

최종수정 2024/05/28 18:54:53

군포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등 청소년 유해환경 개선 토론회

이경훈 수원대 교수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사각지대 놓여"

"네이버·쿠팡 등에서 니코틴 함량 기재 않고 불법 판매"

"미검증 제품 퇴출하고, 엄격한 관리규정 도입할 필요성 커"

[사진=뉴시스] 28일 오후 경기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청소년의 안전한 성장을 위한 유해환경개선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오른쪽부터) 이경훈 교수, 조성범 전 교감, 송재영 교수, 박종관 본부장. 2024.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28일 오후 경기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청소년의 안전한 성장을 위한 유해환경개선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오른쪽부터) 이경훈 교수, 조성범 전 교감, 송재영 교수, 박종관 본부장. 2024.05.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액상형 전자담배가 온라인으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지만, 정작 '유통 제한'이나 '성분 검증'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소년도 온라인을 통해 액상형 니코틴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정작 해당 물질에 어떤 성분이 있는 지 검증이 어려워 각종 불법·편법 판매가 난립한 상황이다.

군포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와 시민공론광장이 28일 경기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청소년의 안전한 성장을 위한 유해환경 개선 정책 토론회'에선 청소년 대상 액상 니코틴 불법 유통 실태를 주제로 다뤘다.

발제자로 나선 이경훈 수원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규제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은 심각하지만, 모든 논란에 앞서 현행법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조·유통업체들의 도덕 불감증도 예고된 문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국의 다국적 담배회사인 BAT에서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정부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일부에선 "담배 사업법 규제 대상에 합성 니코틴을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나오지만, 간단치 않은 문제다.

이 교수는 "이미 합성 니코틴 유해성 검증 관련 정책은 차고 넘치게 많지만 여전히 합성 니코틴 시장 속에 불법은 천차만별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화하고 있다"며 "이미 관련 정책이 많은데도 그 누구도 제대로 나서서 단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합성 니코틴은 분자 융합 방식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든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유해 성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경각심을 가진 정부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나 '화학물질관리법'을 시행했지만, 화합물을 사용하는 전자담배 액상은 유해성 검증이 여전히 힘든 게 현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온라인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 버젓이 판매하는 전자담배 액상의 경우, 천연니코틴 성분이 함유된 액상을 사용하면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다. 즉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진정 합성 니코틴만이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다. 이 진정 합성 니코틴은 신규 화학물질로 지정돼 환경부의 관련 법에 따라 엄격히 규제받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각종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쿠팡에는 니코틴 함량을 기재하지 않는 간단한 꼼수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검증을 피하는 불법 업체가 부지기수다.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니코틴 함유 여부에 대한 검증 절차가 전혀 없고, 불법으로 의심되는 업체를 신고하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없는 실정이다.

만약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무니코틴 제품이라면 이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약사법에 저촉을 받는다. 하지만 네이버나 쿠팡에서는 전자담배 액상 판매 시 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없어 사실상 무법지대나 다름 없다.

액상 니코틴을 '담배'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세금을 많이 걷을 수 있지만, 유해성 검증 의무가 약화할 수 있는 데다, 업체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니코틴 찌꺼기' 등으로 만든 저렴한 상품을 시판할 수 있다.

결국 철저한 관리 감독 아래 검증된 제품을 판매하되, 청소년 접근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고, 현재 존재하는 미검증 제품을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시켜야 한다.

이 교수는 "영국 등 유럽은 전자담배 액상 성분에 대한 엄격한 관리규정(TPD)이 있고 미국은 담배제품 시판전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하는 PMTA(시판 전 담배 제품 신청) 규정이 있다"며 "제품 출시 전 안전성을 검증하고 합격한 제품만 출시하도록 허가하는 것으로 이 규정을 준수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오히려 국민건강을 더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유해성 검증 강화 및 불법 전자담배 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불법행위 근절 및 탈세를 방지하고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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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액상 불법유통 심각…"청소년 접근 막아야"

기사등록 2024/05/28 16:08:17 최초수정 2024/05/28 18: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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