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어할 힘 회복해야…행동 않으면 위협에 노출"
"독자적 안보·국방 필요…도전 맞서려면 투자 늘려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해 강한 유럽을 강조했다.
28일(현지시각) dpa, 도이체벨레(DW), 폴리티코 등 외신을 종합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오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대대적으로 폭격했던 독일 드레스덴 프라우엥키르헤(성모교회) 광장에서 "우리는 모든 곳에서 (유럽을) 방어할 힘과 약속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럽은 평화, 번영, 민주주의의 역사"라면서 "유럽이 행동하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은 평화의 보증인이다. 우리 중 많은 사람에게 이 주장은 오랫동안 구시대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유럽에서 전쟁이 다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며 "유럽이 독자적인 안보·국방 정책을 수립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에서 동맹국으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유럽은 당면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대규모 투자 충격이 필요하다"면서 "공동 공공투자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통의 차입 전략이나 이미 존재하는 수단을 통해 예산 규모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예산과 공동 부채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과열하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이 공동 부채를 통해 과감한 투자로 이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 경쟁에 휘둘리지 말고 유럽이 경제 정책에서 더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안에서 약진하는 극우 정당에 맞서자고도 언급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EU는 의심과 두려움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EU는 용기와 자신감의 결과이며, 우리도 지금 그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호응했다.
광장에 몰린 만원 인파는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섞어가며 연설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호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찬가를 부르면서 유럽인으로서 정체성을 부각했다.
프랑스 정상으로 24년 만에 독일을 국빈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튿날 뮌스터를 방문해 베스트팔렌평화상을 받을 예정이다. 그 뒤로 올라프 숄츠 총리와 메제베르크성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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